Back 문화 & 예술 » 관광 » 포토에세이: 이른 새벽, 호이안 어시장의 광경

포토에세이: 이른 새벽, 호이안 어시장의 광경

새벽 3시, 호이안(Hội An)의 길거리는 개가 군더더기 없이 갉아먹은 뼈다귀 마냥 잡내 없이 정갈하다. 한밤중 가장 고요하고 어두운 이 시간, 바로 이때 주이 하이(Duy Hải) 어시장의 활기찬 현장을 목격하기 위해 여린 새벽을 헤치고 나간다.

 

 

옛마을 동네 반대 방향으로 끄어 다이(Cửa Đại) 다리를 건너면, 주택이 밀집해 있는 동네를 들어설 것이다. 그곳에서 하루의 시작을 맛 볼 수 있다. 멀리서부터 들리는 오토바이 덜컹거리는 소리, 몇몇 집의 아직 어둑한 거실 조명, 그리고 거리 끝 바닷가 바로 옆에 환히 불을 밝힌 작은 식당과 카페들. 가벼운 볼레로 음악이 새어 나오는 한 아담한 나무 벽으로 만들어진 매장 안에는 중년 아저씨들이 플라스틱 탁자 위에 카드놀이를 즐기며 커피 한 잔씩 마시고 있다. 그들 하루의 노동은 이미 끝나 이제는 육지의 단단한 땅 위에 남은 하루의 여유를 누리고 있다. 부두에 있는 여성들은 이제 막 하루의 노동을 시작한다. 그들 뒤에는 캄캄한 하늘이 이제 막 빛으로 물들어가기 시작한다.

어시장의 아수라장 같은 매일은 기적같이 꾸준한 그 무엇인가를 만들어낸다. 다용도 플라스틱 통과 바구니들은 생선으로 꽉 차 있고, 껍질에서 벗긴 미끄덩한 비늘은 시멘트 바닥 위에 인조 보석 처럼 반짝 거린다. 그 생선들은 꼼꼼하게 무게가 재어지고 분류된 후에만 식당과 시내 시장의 도매업자들에게 팔린다. 이것은 가족 사업이다: 여성들은 육지에서, 그들의 아버지, 남편, 오빠들은 바다에서, 합을 맞춰 같이 수산업을 운영한다. 이곳에서 패션은 잊어버려야 한다. 서로 짝 안 맞는 파자마 바지, 비린 생선의 피와 흙이 묻은 셔츠, 해진 모자, 그리고 밝은 색의 고무장화. 이 옷차림을 입은 그들은 얕은 보트 위에 쭈그려 일하며 시도 때도 없이 바다의 출렁이는 물에 젖는다.

주이 하이의 몇 안 되는 부두가 감당해야 하는 배의 수가 많기에 효율적인 협업과 조정은 더욱더 중요하다. 놀랍게도, 들어오는 배는 모두 큰 충돌 없이 순조롭게 제 자리를 찾아 정박한다. 외부인으로서 주이 하이의 암묵적인 절차와 규칙은 해류의 흐름을 지배하는 신비로운 물리적 법칙처럼 헤아리기가 불가능하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음으로 그저 믿고 바라볼 수밖에 없다.

동이 트기 전

하늘을 물드는 빛

닳고 엉킨 그물과 얼룩진 부표들이 배 갑판 위에 쌓여 있다. 바다의 거친 비바람을 쉼 없이 맞아온 나무판 위의 밝은 페인트는 서서히 벗겨지고 색이 바래버렸다. 배의 모든 표면은 진흙, 조류, 기름과 땀으로 축축하다. 하루의 힘겨운 노동이 끝나면 따뜻한 샤워와 그 뒤에 기다리는 뜨끈한 국물만 한 것이 없다. 하지만 그전까지, 이곳에서 그만큼 정갈한 것은 물 위의 고운 하늘 뿐이다.

어망에 포획된 물고기

크기별로 나뉘는 물고기

아침 6시쯤 되면 하루의 일은 마무리된다. 그렇다고 남은 하루가 그저 평화로운 것은 아니다. 이제 곧 호이안의 관광객들이 카메라를 들고 이곳의 풍경을 담으려 몰려 올 것이다. 오랜 전통들을 간직해온 주이 하이는 서서히 관광객들의 사진 거리로 변해가고 있다. 이제 이때쯤 떠나면 될 것 같다. 몇 시간 전 건넜던 다리를 이번에는 반대 방향으로 건너며 뒤를 돌아본다. 어시장의 혼돈은 이제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남아 있는 것은 해가 뜬 아침의 더위와 광활한 바다뿐이다. 나는 이른 새벽의 몽롱함과 설렘을 되새기며 숙소로 다시 향한다.

Related Articles

- 음식 문화

베트남 쌀국수, 북부식 퍼와 남부식 퍼, 무엇이 다를까?

베트남을 대표하는 음식인 퍼보(phở bò)에도 지역에 따라 다른 스타일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퍼보는 크게 북부식과 남부식으로 나뉘는데, 두 스타일은 육수의 맛부터 함께 곁들이는 재료까지 여러 면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 제휴 컨텐츠

가족 여름휴가를 더 편안하게, 크라운 플라자 푸꾸옥 스타베이(Crowne Plaza Phú Quốc Starbay)

달콤하게 익어가는 잭프루트와 망고스틴, 망고, 서늘한 그늘 아래에서 천천히 흔들리는 해먹, 다음 날 아침 알람을 맞출 필요 없이 느긋하게 이어지는 저녁. 여름은 새로운 가능성을 품고 찾아옵니다. 여름이 다가오면 가족들은 아이들의 학원과 활동 일정을 알아보고 스케줄을 조율하느라 분주해집니다. 그렇기에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맑은 공기를 만끽하고 새로운 즐...

- 환경

호찌민시 착륙 전 보이는 불빛의 정체

밤에 호찌민에 착륙할 때면, 비행기 창문 밖으로 작은 밝은 빛들이 보인다. 여행 온 친구나 가족들은 종종 공항에서 집으로 가는 길에 그 기이한 광채의 정체가 무엇인지 묻곤 한다. 물론 나 역시 오랫동안 그 궁금증을 품고 있었다.

- 푸드

꽌 오 프엉(Quán O Phương)만의 특별한 비빔식 분보(Bún Bò)

중부지방에서 “O”는 언니나 이모를 다정하게 부르는 호칭이다. 그런 중부지방에서 자란 나에게 이 표현은 언제나 고향을 떠올리게 한다. 밖에서 누군가 이 말을 쓸 때마다, 나는 잠시나마 다시 고향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에 휩싸인다.

- 제휴 컨텐츠

웰니스로 완성하는 여름, 라 베란다 리조트 푸꾸옥 – 엠갤러리(La Veranda Resort Phú Quốc – MGallery)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에서 럭셔리의 의미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진정한 럭셔리는 더 이상 넘치는 사치가 아니라, 잠시 멈춰 숨을 고르고 몸과 마음의 활력을 되찾는 데 있습니다. 올여름, 라 베란다 리조트 푸꾸옥 – 엠갤러리(La Veranda Resort Phú Quốc – MGallery)는 웰니스를 새롭게 경험하고 싶은 여행객들을 ‘더 하우스 오브 서머(T...

- 사이공

호찌민시의 새로운 녹지공간, 코로나19 추모공원

호찌민시는 도심 내 녹지공간을 확대하기 위한 계획의 일환으로 올해 코로나19 추모공원을 개장했다. 이 공원은 조깅을 하거나 사색에 잠기고 싶은 사람들, 혹은 잔디밭에 앉아 휴식을 취하려는 시민들 사이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제휴 컨텐츠

- 스폰서 게시물

사이공 도심을 탐험할 수 있는 호캉스

사이공 강에 내리는 새벽 햇살은 다가갈수록 기적적인 불꽃과 같이 보였다. 물을 따라서 녹색 야자수와 맹그로브 나무가 반짝였으며 가끔씩 새가 수면을 가로질러 날아가며 노래를 불렀다. 지나가는 배의 소리는 이른 아침의 침묵을 깨는 유일한 소리였다.

- 스폰서 게시물

한 사회적 기업이 Tra Vinh의 맹그로브를 돌보는 방식

’나무’라는 키워드를 생각하면 어떤 나무가 떠오르는가? 우리는 보통 튼튼한 삼나무, 살랑거리는 버드나무나 견고한 소나무를 떠올리지, 진흙 투성이의 맹그로브는 머릿속에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 제휴 컨텐츠

칠 스카이바, 칠 다이닝 7년 간의 여정

기중기가 사라지고 비텍스코 타워 꼭대기에서 칠 스카이바가 반짝이기 시작했다.

- 스폰서 게시물

Phu Quoc의 관광업

초록빛 섬에 둘러싸인 금속 크레인과 무성한 숲속 새로운 도로를 질주하는 트럭의 모습은 묘한 대조를 이룬다.

- 스폰서 게시물

Mai House, 올여름 호캉스 손님을 맞이하다

한국어 사람들은 '호캉스'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호캉스는 영어 단어 '호텔'과 프랑스어 '바캉스'를 결합하여, 가까운 호텔에 머물며 휴식을 취하고 자신을 돌보는 것을 의미합니다.

- 제휴 컨텐츠

멋진 뷰, 그 이상: Air 360 스카이라운지의 스릴러 이벤트

사이공의 네온 스카이라인을 등지고 5명의 남자들이 1군에 있는 Air 360 스카이라운지의 루프탑 바에서 뛰쳐나왔고 소란스러운 힙합 음악이 스피커에서 울려 퍼지자 특별한 댄스를 시작했다.

- 제휴 컨텐츠

SOHY, 스카이라인을 즐길 수 있는 편안하고 멋진 라운지

편안하고 고급스러운 스카이 라운지 SOHY 도시의 번잡함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을 위한 피난처가 25층 자리 잡고 있다. 사이공 최고의 경치, 세련된 분위기 그리고 다양한 메뉴에 이르기까지 SOHY는 오랜 친구와 웃고 이야기하거나 연인과 마음껏 분위기를...

- 스폰서 게시물

학생들의 정신 건강에 점점 더 초점을 맞추는 국제 학교들

만약 학생이 정신적으로 안정되지 않고, 정서적으로 건강하지 않다면, 학생들은 그들의 학문적, 사회적 잠재력을 펼칠 수 없을 것이다.

- 제휴 컨텐츠

영국의 명문 노스런던컬리지에잇스쿨 베트남에 도착

175년 동안 뛰어난 교육을 제공한 세계적 수준의 IB 학교가 영국, 한국, 두바이, 싱가포르, 베트남에서 학부모와 학생을 초대합니다.

- 제휴 컨텐츠

사이공의 한 국제학교가 교실에 기술을 적용하는 방식

최근 원격 교육에 대해 모든 사람들이 생각하기 시작했다.

- 스폰서 게시물

쉐라톤 그랜드 다낭 리조트 & 컨벤션 센터에서 만나는 특별한 음력설 (Tết) 연휴

베트남 전역이 음력설(뗏) 축제 분위기로 들썩이는 가운데, 다낭은 그 어느 때보다 활기차고 특별한 시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다낭의 그림 같은 논느억(Non Nước) 해변에 위치한 쉐라톤 그랜드 다낭 리조트 & 컨벤션 센터는 아름다운 날씨와 다양한 ...

- 스폰서 게시물

기후 변화와 싸우는 지역사회의 노력

기후 변화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우리 가까이에 이를 해결할 방법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