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가본 카페 직원들의 얼굴은 거의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곳에서 만난 고양이들은 묘하게도 잘 기억합니다. 고양이를 쓰다듬었을 때 느껴졌던 털의 감촉, 가구 위를 오르내리며 내던 작은 소리, 그리고 짧지만 기억에 남는 만남 속에서 드러난 저마다의 미묘한 개성까지 생생히 떠오릅니다.
이 글은 반려동물 카페 목록이 아니라, 우연히 고양이 한두 마리가 함께 살고 있는 평범한 카페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두 유형 모두 고양이가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고양이가 주된 볼거리인지, 아니면 카페에 머무는 동안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분위기의 일부인지에 따라 구분했습니다.
카페에서 고양이, 혹은 그 어떤 동물이든 함께 지내게 하는 것은 용기와 전략이 필요하면서도 위험 부담이 따르는 결정입니다. 느긋하고 사람을 잘 따르는 고양이는 어떤 공간에든 개성과 생기를 더합니다. 고양이는 자신이 편안한지 아닌지를 좀처럼 숨기지 못합니다. 그래서 고양이가 안심하고 지내는 카페라면 온갖 자극에 지친 사람에게도 편안한 쉼터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오랫동안 고양이를 키워온 사람으로서 저는 카페의 고양이가 힘들어하거나 건강이 좋지 않을 때 나타나는 징후도 쉽게 알아차리는 편입니다. 결국 가장 약한 구성원을 어떻게 대하는지가 그곳의 면모를 보여주는 법입니다. 고양이를 제대로 돌보지 않는 카페라면 손님의 필요에도 세심하게 신경 쓰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음은 제가 직접 만나고, 또 쓰다듬어 본 멋진 고양이들이 살고 있는 사이공의 카페 다섯 곳입니다.
1. 오베리 카페(Auvery Cafe)
14 Lê Ngô Cát, Xuân Hòa Ward
사진: 지미 아트 데비어(Jimmy Art Devier).
끼꼰(Ký Con)에 위치한 1호점의 분점인 오베리 카페는 교통 소음에서 벗어나 쉬어가기 좋은, 고풍스러운 레 응오 깟 거리에 자리한 아늑한 공간입니다. 넓고 그늘진 안뜰에는 나무가 늘어서 있어, 아직 날씨가 선선한 사이공의 이른 아침이면 바람을 맞으며 앉아 있기 좋습니다. 오베리의 상주 고양이는 생강색과 크림색 털이 반반 섞인 ‘엠(Em)’입니다. 처음에는 다소 심술궂어 보일 수 있지만 몇 번 방문하다 보면 어느새 다가와 다리에 얼굴을 비벼댑니다. 물론 엠이 낮잠을 자지 않는 시간에 찾아갈 만큼 운이 좋다면 말입니다.
사진: 지미 아트 데비어.
2. 프엉 카페(Phường Cà Phê)
115/102 Lê Văn Sỹ, Phú Nhuận Ward
사진: 지미 아트 데비어.
프엉 카페는 푸뉴언의 독특한 구역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지도상에서는 하나의 거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기찻길을 사이에 두고 두 개의 길이 나란히 이어져 있습니다. 하노이의 기찻길 거리와 달리 이곳의 선로는 약간 높이 올라와 있고 주변과 구분되어 있지만, 프엉 카페에 앉아 있으면 가끔 지나가는 열차의 요란한 경적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이곳에는 고양이 두 마리가 살고 있습니다. 그중 한 마리는 풍성한 긴 털과 오드아이를 지닌 흰 고양이로, 우아한 자태만으로도 평범한 하루를 조금 특별하게 만들어 줍니다.
사진: 지미 아트 데비어.
3. 하루 크래프트(Haru Craft)
15/10 Nguyễn Huy Tưởng, Gia Định Ward
사진: 까오 년(Cao Nhân).
인스타그램에서 고양이가 도예용 물레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귀여운 영상을 수없이 봤지만, 저는 여전히 도예와 고양이는 위험한 조합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자기는 너무나 쉽게 깨지고, 고양이는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루 크래프트는 제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듯합니다. 한국의 달고나 커피에서 이름을 따온 크림색과 생강색 털의 활기찬 고양이 ‘고나(Gona)’가 이곳에서 지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널찍한 카페 한쪽에는 정기적으로 도예 워크숍이 열리는 전용 스튜디오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혼자 참여해도 좋고, 데이트를 하거나 친구들과 함께 찾아도 좋습니다. 다만 도자기를 다룰 때는 고양이를 조심해야 합니다!
사진: 지미 아트 데비어.
4. 칼러리(Kalery)
172/9 Đặng Văn Ngữ, Phú Nhuận Ward
사진: 지미 아트 데비어.
칼러리는 시끌벅적하게 대화를 나누기보다는 일이나 공부에 집중하기 좋은 공간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밝은 조명과 넉넉한 콘센트, 차분한 분위기가 매력적입니다. 카운터에서는 다양한 간식과 과자, 문구류에 더해 고양이 간식까지 판매합니다. 아마도 ‘미(Mỹ)’의 마음을 얻고 싶은 손님들을 위한 것이 분명합니다. 여성스러운 이름과 달리 미는 수컷이며, 그것도 아주 잘생긴 회색 태비 고양이입니다. 테이블 아래를 잘 살펴보면 어슬렁거리고 있거나 바닥에 느긋하게 누워 있는 미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진: 지미 아트 데비어.
5. 패신저스(Passengers)
46/9 Trần Quang Diệu, Nhiêu Lộc Ward
도 아인 쯔엉(Đỗ Anh Chương).
덩굴로 뒤덮인 패신저스의 나무 문은 언뜻 신비롭게 보이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면 소박한 가구와 갖가지 소품, 그리고 이 목록의 다른 카페보다 훨씬 많은 고양이와 개들이 어우러진 한적한 세상이 펼쳐집니다. 정확히 세어본 적은 없지만, 언제 가더라도 적어도 고양이 세 마리와 개 한 마리 정도는 낮잠을 자거나, 손님들의 다리 사이를 누비거나, 배낭 냄새를 맡으며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이곳의 동물 대부분은 구조된 아이들입니다. 이렇게 복슬복슬한 친구들 중 일부가 한때 거리에서 살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모두 행복하고 건강해 보입니다. 이곳은 분명 이들의 세상이고, 우리는 잠시 그곳에 머무는 손님일 뿐입니다.
사진: 도 아인 쯔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