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는 바람의 묵직한 존재감과 거침없는 힘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우아한 방법 중 하나가 연날리기입니다. 연날리기의 시적인 매력에 관해서라면 할 말이 무궁무진합니다.
“연을 땅에 붙잡아 두는 바로 그 줄이 연을 하늘에 떠 있게 한다”는 식의 철학적인 선문답을 늘어놓을 수도 있습니다. 김유신이 불붙인 허수아비를 연에 매달아 떨어진 별이 다시 하늘로 올라간 것처럼 보이게 함으로써 군사들의 사기를 북돋웠다는 이야기를 들려줄 수도 있습니다. 폭풍우 속에서 연줄에 열쇠를 매달아 전기를 끌어낸 벤저민 프랭클린의 실험을 자세히 설명하거나, 연날리기를 금지했던 정권들(탈레반, 마오쩌둥 시대의 중국, 18세기 일본, 21세기 이집트 등)을 나열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굳이 그렇게 복잡하게 이야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투티엠(Thủ Thiêm)에서 연날리기는 그저 소박한 즐거움이기 때문입니다. 여름 더위가 한풀 꺾이는 해질녘에 찾아가기만 하면 됩니다. 아직 들어서지 않은 건물들을 위해 미리 조성된 대로변에는 플라스틱 의자들이 이미 줄지어 놓여 있습니다. 노점상들은 시원한 음료와 간단한 길거리 음식을 팝니다. 연을 가져와도 되고 현장에서 구입해도 됩니다. 연줄을 풀며 몇 걸음 가볍게 달리면 연이 하늘로 떠오릅니다. 즐기는 방법은 이처럼 간단합니다. 연이 없어도 상관없습니다. 의자에 편안히 기대앉아 하늘을 떠다니는 형형색색의 연들을 바라보며 친구나 가족과 이야기를 나누기만 하면 됩니다.
연날리기를 한다고 누가 박수를 쳐 주지는 않습니다. 불꽃놀이나 스포츠 경기에서처럼 “와!” 하는 감탄사가 터져 나오지도 않습니다. 이곳의 즐거움은 소소한 대화와 미소에 담겨 있습니다. 돈도 거의 들지 않습니다. 어쩌면 제가 연날리기를 가장 좋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지 모릅니다. 사이공은 생활비가 만만치 않은 도시이며, 가족 단위라면 부담은 더욱 커집니다. 누구나 외식을 하거나 돈이 드는 여가 활동을 즐길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저녁 시간을 즐길 기회마저 없어서는 안 됩니다. 연날리기는 나이나 배경, 소득, 평판, 과거의 잘못을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열려 있습니다. 저 역시 이곳에 어울리는 사람인지, 어떻게 어울려야 할지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멀리 우뚝 솟은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배경으로 연들이 하늘을 수놓습니다. 마치 아이들이 크레용으로 서툴지만 아름답게 써 내려간 이름들처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