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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그늘 아래, 사이공의 숨겨진 ‘제3의 공간’으로

제3의 공간(명사): 집과 직장을 제외한, 사람들이 만나 사회적 교류를 나누는 공간.

집처럼 편안하면서도 집은 아닌 곳을 찾으려면 어디로 가야 할까요?

집도 아니고 사무실도 아닌 ‘제3의 공간’은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사람들이 편안함을 느끼며 새로운 사람들과 소통하고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공간입니다.

사회학자 레이 올덴버그(Ray Oldenburg)는 ‘제3의 공간’이라는 용어를 처음 제안하며, 이를 공동의 가치가 뿌리내리는 문화적 인큐베이터로 묘사했습니다. 이곳은 사람들이 서로 대화를 나누고, 각자의 정체성을 표현하며, 우정이나 연애 관계를 통해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공간입니다. ‘제3의 공간’은 동네 술집, 아늑한 중고 서점, 심지어 사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며, 각 사회의 특성에 맞춰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사이공에는 200개가 넘는 다리가 있습니다.

베트남의 주요 도시에서는 급속한 경제 발전과 도시화로 인해 공원, 도서관, 놀이터와 같은 공공시설과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공동 공간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공간들은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가장 자연스럽고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제3의 공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 사이의 유대는 쉽게 사라지지 않으며, 도시 인프라의 틈새에는 비공식적인 ‘제3의 공간’들이 생겨났습니다.

바손 다리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는 노동자들.

2019년, 러시아 사진작가 니콜라이 소콜로프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베트남으로 이주했습니다. “이곳의 사람들과 삶”에 이끌린 그의 작업은 점차 추상 및 풍경 사진에서 거리 사진으로 방향을 바꾸었습니다. 2024년 여름, 그는 사이공 곳곳의 다리 아래에서 일상의 순간들을 포착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는 베트남 전역을 여행하면서 햇볕이나 비를 피하려고 다리 아래에 몸을 피하는 일이 자주 있었습니다. 특히 남부 지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다리 아래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게 됐습니다. 그들에게는 뭔가 특별한 점이 있었죠. 저마다 다른 이야기를 품고 있었으니까요. 어느 날 한 남자가 제게 사진을 찍어 달라고 부탁했고, 그 순간부터 저는 이 사람들의 삶을 기록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자의 얼굴과 시선 하나하나에 저마다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죠. 그리고 저는 그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이 시리즈의 첫 번째 사진.

소외되고 간과되어 온 다리 아래 공간은 흔히 떠올리는 전통적인 ‘제3의 공간’과는 거리가 멉니다. 평소 다리를 이용하는 통근자들에게도 그저 지나쳐 가는 곳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니콜라이 소콜로프의 흑백 사진 속에서 이 이름 없는 다리들은, 눈썰미가 좋다면 알아볼 수도 있겠지만, 고요하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안식처로 되살아납니다. 단단한 콘크리트 구조물 아래의 거친 땅은 놀이터가 되고, 친구와 가족이 모이는 장소가 되며, 때로는 쉼 없이 움직이는 도시 속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됩니다.

가까운 다리 아래에서 만날 수 있는 방목 오리 새끼들.

무더운 오후, 그늘 아래에서 그네를 타는 달콤한 즐거움.

닭싸움 클럽의 첫 번째 규칙: 닭싸움 클럽에 대해 말하지 않습니다.

끼리끼리는 역시 한데 모입니다.

"야, 너 반칙하는 거 아니야?”

국가대표팀의 미래 스타들일까요?

절친만큼 친한 자매.

중년 건강은 허리운동부터

멋진 인상을 남기기 위해 한껏 차려입은 모습.

“난 이미 이겼어. 이제 따져 봐야 소용없어.”

예방이 치료보다 낫습니다.

누가 봐도 착한 아이.

다리 옆에서 추는 탱고.

어떤 이들에게는 제1의 공간인 이곳.

“올해 학교에서 무슨 상을 받았니?” “간신히 통과했어요, 삼촌!”

오토바이도 가끔은 시원한 샤워가 필요합니다.

담배 연기와 먼지.

이번 판에서는 누가 꼴찌일까요?

니콜라이 소콜로프의 작품을 여기에서 더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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