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만 해도 선박 “괴물들”이 사이공과 붕따우(Vũng Tàu) 사이의 물 위를 미끄러지듯 달리고 있었습니다. 그보다 훨씬 오래 전 공룡이 사라졌듯이, 이 선박들도 서서히 사라졌고 결국 남은 것은 해체된 골격뿐이었습니다.
1990년, 소련의 해가 저물 무렵, “디자인 352(Design 352)”라 불린 일련의 수중익선(hydrofoil)이 소련 페오도시야(Feodosiya)에 있는 모리예(Morye) 조선소에서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원래는 강과 저수지를 운항하도록 설계된 이 선박들은 “Voskhod”라는, 좀 더 그럴듯한 이름을 얻었는데, 베트남에서는 “tàu cánh ngầm (따우깐응엄, 수중익선)”으로 더 잘 알려져 있었습니다.
초창기 Voskhod는 연안 항로 운항에 적합하다는 것을 증명해냈고, 1995년에는 최소 21척이 베트남으로 옮겨져 깓바(Cát Bà), 하이퐁(Hải Phòng)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매일 운항에 투입되었습니다. 그러나 가장 많은 수는 베트남 남부에서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전성기에는 매년 약 50만 명의 승객을 사이공 강과 동해가 만나는 지점의 기름때 낀 붕따우 해변 사이로 약 20만동 정도의 가격에 실어 날랐습니다.
그러나 도로가 늘어나고 한때 빠르고 날렵하던 Voskhod들이 노후화되면서, 그 수는 점차 줄어들었습니다. 2014년쯤에는 쇠퇴의 조짐이 뚜렷해졌고 사고도 잦아졌습니다.
2014년 1월 대형 화재 사고를 포함해 여러 차례 운항이 중단된 끝에, Voskhod는 결국 서비스에서 완전히 퇴출되었습니다. 그리고 2016년 12월, 당국이 운항 허가를 갱신하지 않으면서 선박들의 생애 주기는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늘 그렇듯이, 여행객들의 바닷길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새로운 형태의 선박이 곧 등장했습니다. 현재 사이공–붕따우 항로에는 2017년부터 운항 중인 새로운 쌍동선(catamaran) 함대 등 다른 선박들이 승객을 태우고 있습니다.
Voskhod의 흔적은 한동안 사이공 곳곳의 건선거(dry dock)에 남아 있었습니다. 그 중 한 척의 낡아 빠진 잔해는 빈탄(Bình Thạnh)에서 2군으로 향하는 길에 사이공 다리 오른편에서 볼 수 있었는데, 이 잔해가 2018년 말에 철거되면서 사이공에서 보스토크의 존재는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Image by Brian Letwin.
오늘날 운항 중인 서비스는 소련제 선박보다 훨씬 안전한 선택지이지만, 우리는 안전성과 안정성을 얻고 그만큼의 신비로움과 스릴은 잃어버렸습니다.
아래는 Rusty Compass에서 약 7년 전 촬영한 영상으로, 퇴역 직전의 이 역사적인 선박을 직접 타고 여행한 향수를 체험해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