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지역팀들은 어떻게 프랜차이즈 축구팀으로 도약하게 되었을까.
20세기 초반부터 하노이와 호치민에 클럽 축구가 있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베트남 축구가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은 2차 세계 대전이 끝난후였다. 초기에는 군대, 하노이 경찰, 사이공 항구, 사이공 경찰, 철도 등의 기관에서 1950년에서 1970년 사이에 팀이 구성되었다. 하지만 1976년까지는 지방에 있는 다른 팀들 외에는 경기할 수 없었다.
1980년대 중반의 도이모이 개혁은 베트남의 축구 클럽들과 1980년부터 시작된 리그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당시 베트남의 축구 리그 All Vietnam Football Championship은 테니스 토너먼트와 유사한 행태를 띄고 있었다. 1990년대 잠잠했던 시기를 지난 후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상위 리그는 탈바꿈했고 이에 따라 대규모 상업화와 후원이 이루어졌다.
팝 루앗(Phap Luat)에 따르면 베트남 클럽들은 한국과 중국의 선례를 따라 후원자의 이름을 따서 팀명을 정했다. 예를 들어 2015년 V.League 1의 챔피언인 Becamex Binh Duong은 건축회사인 Becamex가 후원자이며, 북부의 강자 Hanoi T&T(지금의 Hanoi FC)팀의 설립자도 T&T그룹이다. 중부 지방의 SHB Da Nang 팀 역시 Saigon-Hanoi Commercial Bank의 지원을 받았다. 팀은 물론 전체 리그를 지원하는 회사도 생겼다. 베트남 최고의 리그는 Toyota V.League 1이 차지하고 있으며 그 뒤를 잇는 리그는 Kienlongbank V.League 2이다.
베트남 사람들은 어떤 팀을 주로 응원할까? 대부분의 축구 팬은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팀을 응원한다. 특히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그리고 리버풀 같은 팀을 많은 팬들이 응원하고 있다. 페이스북 그룹부터 풋살 게임, 경기 공동시청 행사를 하며 가게에서는 수많은 유니폼이 팔리고 있다. 베트남 사람들은 축구를 매우 사랑하지만, 대부분이 해외축구 팬이다.
국내 축구가 외면 받는 이유는 2000년대 중반에 있었던 스캔들이 한몫한다. 가장 널리 알려진 것으로는 2005년 동남아 아시안게임에서 유망주 Pham Van Quyen 과 그의 U23 동료들이 경기조작에 가담한 사례다. 그들은 2년형을 구형 받았으나 후에 감형되었다. 그 이후로 많은 축구팬들이 국내축구를 외면하였으나 Nguyen Cong Phuong과 같은 유망주들이 나타나면서 조금씩 팬들이 돌아오고 있다.
하지만 국내 축구가 사랑받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조직 자체에도 있다. 베트남 축구 클럽들은 수명이 매우 짧다. 마치 아르헨티나에 ‘새로운 메시’가 매년 생기고 사라지듯이 베트남의 축구 클럽의 수명은 매우 짧다.
지난 30년 동안 많은 팀이 분할되고, 이름을 바꾸고, 다른 팀과 합치거나 사라졌다. 이전의 팀들 - 군대, 하노이 경찰, 사이공 항구 등- 은 더 이상 리그 테이블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자세히 알아보면 이 팀들은 새로운 스폰서들의 이름 뒤에 가려져 있거나 새로운 이름 아래 남아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어느 팀을 응원해야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문제는 비교적 쉽다. 예를 들어 하노이 출신 사람들은 대부분 하노이 FC를 응원한다. 하지만 하노이 FC는 도대체 누구며, 어디에 있는 것인가?
2002년 베트남 최초의 축구 클럽인 하노이 경찰팀과 철도팀이 결합하여 Hanoi FC가 생겨났다. 팀은 2012년까지 끊임없이 구조적인 변화를 겪으며 이름도 바뀌었다. 그리고 2012년에 부패 혐의로 해산되었으나 공식적으로는 자금 부족이 원인이라고 Tuoi Tre 신문이 밝혔다.
또 다른 유명한 클럽인 The Cong(군대 팀)은 하노이에서 1954년 설립되었다. 군대 팀은 1975년 전까지 북부 베트남에서 13번 우승하고 전국 대회에서도 다섯 번이나 우승하며 가장 강한 클럽으로 군림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 지역 리그가 활성화되면서 The Cong은 부진을 면치 못하였다. The Cong은 군사 스포츠팀이었고 외부의 후원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도태될 수밖에 없었다. 팀이 무너지면서 결국 The Cong팀은 군대에 근간을 둔 통신사인 Viettel로 넘어갔고, 현재 V.League 2에서 뛰고 있다.
국내 축구의 프랜차이즈화를 위한 베트남의 노력은 2006년에 시작되었다. 하노이에 기반을 둔 대형 무역회사 T&T Group이 새로운 팀을 창설한 것이다. 하노이 T&T팀은 4부리그부터 시작했지만 강력한 후원을 바탕으로 2009년에는 1부리그에서 4위를 기록했다. 2010년 말, 하노이 T&T는 또한 Viettel의 청소년팀을 사들여 Tre Hanoi T&T팀을 설립하고 V.League 2에서 뛰게 했다. Hanoi FC는 2016년 호치민으로 지역을 옮기면서 Saigon FC로 명칭을 바꿨다. 베트남에도 축구의 프랜차이즈화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이다.
Scott Sommerville은 사이공에 거주하는 프리랜서 축구 기자입니다. 그는 주로 Thong Nhat 구장에서 많은 경기를 관람하고 있으며 최초로 UK supporter club을 만든 사람이기도 합니다.
[Photo via CCTQD TPH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