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ún Cô Chi(분꼬찌)는 훌륭한 북부식 국수를 경험할 수 있는 곳입니다.
저는 동료의 추천으로 Bún Cô Chi(분꼬찌)를 알게 되었습니다. 구글에서 검색해 보니 흥미로운 점이 많은 곳이었습니다. 어르신들이 좋아할 만한 나무 조각 컬렉션이 전시되어 있는 것부터,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다양한 메뉴까지, 그 모든 것이 독특했습니다. 게다가 사무실에서 차로 7분 거리에 있어 설 연휴를 앞두고 교통체증이 심해지는 이 시기에 가까운 곳에서 배를 채울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었습니다.
Bún Cô Chi는 10군 Hòa Hưng 거리의 작은 골목 안에 자리 잡고 있으며, 입구에는 가게의 이름이 적힌 간판이 걸려 있습니다. 골목으로 들어서 Bún이라는 큰 간판이 붙은 집을 찾으면 됩니다. 이곳은 겉으로 보면 일반 가정집처럼 보이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거실이 식당으로 개조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The family's extensive collection of wooden sculptures serves as dining decorations.
저는 이곳의 주인이자 가게 이름의 바로 그 꼬찌(Cô Chi)를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꼬찌는 가게의 다양한 메뉴를 소개해 주었는데, 대표적인 북부식 국수인 분리에우(bún riêu), 분몹(bún mọc)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분까허이(bún cá hồi), 분탕(bún thang)까지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고 있었습니다. 메뉴가 너무 많아 고르기가 어려웠던 저는 꼬찌에게 추천을 부탁했습니다.
저는 분붕(bún bung), 혹은 분적뭉(bún dọc mùng), 이라는 이름이 독특한 메뉴에 흥미가 생겼습니다. 꼬찌는 “이 요리의 새콤한 맛이 사이공 사람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도 있지만, 이 맛에 적응이 되면 메뉴판 안의 모든 요리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말에 더 궁금해져 버린 저는 바로 분붕을 주문했습니다.
A humble bowl of bún bung.
“붕(bung)”이라는 단어는 전통적인 육수 및 재료를 준비하는 방법에서 유래한 오래된 단어라고 합니다. 분적뭉(bún dọc mùng)이라는 이름은 이 요리의 핵심 재료인 적믕(dọc mùng, 토란 줄기)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남부에서는 토란 줄기가 깐쭈어(canh chua) 같은 국물 요리에서 종종 사용되지만, 북부식 국수에서는 그 자체로 요리의 주인공이 됩니다.
사진을 찍어도 될지 꼬찌에게 묻자 흔쾌히 허락하며, 꼬찌는 국수 위에 파를 올려 색감이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꼬찌는 가게의 메뉴판도 가족이 직접 촬영하고 디자인했다고 합니다. 모든 사진은 실제 촬영본으로, 스톡 이미지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가게의 세심한 관리와 정성이 느껴졌습니다.

Rare northern dishes are on the menu.
이야기가 이어지자, 저는 꼬찌에게 가게의 역사에 대해 더 물었습니다. 꼬찌의 가족은 원래 하노이 출신으로, 1990년대에 사이공으로 이주했습니다. 생계를 위해 이 식당을 시작한지는 십 년이 조금 넘었고, 다양한 고향의 음식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근처의 다른 곳에서 식당을 운영했지만, 가족들이 다른 사업을 시작하면서 운영 비용 절감을 위해 현재 위치로 가게를 옮겼습니다. 꼬찌는 이제 가게를 “순전히 열정으로 운영하는 중”이라고 말하며, 주로 사이공에 거주하는 북부 사람들과 북부 음식을 맛보고 싶은 손님들을 위해 요리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잠시 기다리자 제가 주문한 분붕이 나왔습니다. 첫인상은 단출했습니다. 세 가지 주요 재료로 이루어진 간단한 요리였지만, 노란색과 녹색이 어우러진 색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국물을 한 모금 마시는 순간, 저는 남부식 국수와 북부식 국수의 큰 차이를 바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분붕은 산뜻하면서도 가벼운 신맛이 특징이었고, 생소한 맛이었지만 전혀 거부감이 들지 않았습니다.


Dọc mùng might be an unfamiliar topping to some eaters.
이 요리에서 가장 시각적으로 돋보이는 재료는 토란 줄기입니다. 초록빛이 도는 노란색을 띠며, 국수의 독특한 색감을 완성합니다. 한 입 베어 물자 토란 줄기의 부드럽고 수분 가득한 식감이 입안에서 퍼졌고, 시원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는 깐쭈어에서 토란 줄기를 먹어본 적이 많이 있지만, 이 요리에서는 토란 줄기의 풍미를 온전히 즐길 수 있었습니다.
꼬찌는 토란 줄기를 먹은 후 입안이 가려울 수 있다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이 가게에서는 토란 줄기의 겉껍질을 벗기고, 소금물에 담가 여러 번 주무르며 점액질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철저한 전처리 과정을 거치기에 괜찮을 거라고 안심을 시켜줍니다. 덕분에 저는 아무런 불편함 없이 요리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It's like dining in somebody's living room.
토란 줄기가 부드러운 맛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상당한 양이 들어가는 데다 새콤한 맛도 있어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저도 먹다 보니 약간 과하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이는 음식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별 입맛 차이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 나름대로는 토란 줄기를 국수 면과 고기 같은 다른 재료들과 함께 먹으며 맛의 균형을 맞추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고기는 작게 썬 돼지갈비를 사용하는데, 부드럽고 적당한 지방이 포함되어 있어 기름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이 요리에는 다진 돼지고기와 잘게 썬 목이 버섯(black fungus mushroom)으로 만든 몹(mọc)이라는 완자가 들어있어, 하나의 완자 안에서 두 가지 다른 쫄깃한 식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습니다.


These must be a nightmare to keep dust-free.
전반적으로, 꼬찌의 분붕은 소박한 재료들로 만들어졌지만, 각 재료가 뚜렷한 개성을 가지면서도 조화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국물의 가벼운 신맛과 토란 줄기의 부드러운 식감은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한 번 맛을 보면 한 숟갈 한 숟갈이 개운하고 시원한 느낌을 줍니다.
Bún Cô Chi에서는 분붕 외에도 남부 사람들에게 좀 더 친숙한 북부 요리들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분짜옵둠라롣(bún chả ốc đùm lá lốt), 분몹(bún mọc) 등이 있으며, 후식으로는 플랜 (flan)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뜨거운 국수를 먹은 다음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하기에 딱 좋은 디저트입니다. 또한, 주머니 사정이 팍팍한 손님을 위한 무료 아이스티도 있어서 갈증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Bún Cô Chi is located deep inside a hẻm.
결론적으로, Bún Cô Chi에서 먹은 분붕은 저에게 북부식 국수의 세계를 탐험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었습니다. 저는 단순히 맛있고 신선한 미식 경험을 한 것이 아니라, 꼬찌 덕분에 “음식에 대한 열정”이 정수인 곳에 직접 와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가게의 세심한 관리, 꼬찌가 음식에 대해 나누는 열정, 그리고 손님들과 그녀의 가족이 만든 요리에 대해 대화하는 분위기 덕분에, 이곳이 단순히 생계를 위한 곳이 아니라, 사람들이 음식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임을 깨달았습니다.
Bún Cô Chi 운영 시간: 오전6시-오후1시, 오후4시-오후8시 (일요일 휴무)
Bún Cô Chi
170/2 Hoà Hưng, Ward 13, D10, HCM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