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한때 유학생활을 하던 미국 미네소타의 겨울은 빨리 찾아오고 너무 오래 머물렀습니다. 눈과 고요함에 둘러싸여 보내는 그 긴 시간 동안, 저는 커피에 크게 기댔습니다. 늦은 밤 공부할 때나 이른 아침 수업에 가기 전, 커피는 늘 제 곁에 함께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호스트맘이 인도 차인 ‘짜이 (chai)’를 알려주었습니다.
마살라 짜이(masala chai)를 처음 마셨을 때의 감격을 잊을 수 없습니다. 따뜻하고, 매콤하고, 흙냄새가 나면서도 묘하게 위로가 되는 맛이었습니다. 곧 그것은 하나의 의식처럼 자리잡았습니다. 보일러가 고장 나거나 눈이 너무 많이 올 때마다, 호스트맘은 온 가족을 위해 짜이 주전자를 불에 올렸습니다. 나에게 짜이는 단순한 음료 그 이상이 되었습니다. 그것은 타국에서 찾은 고향집 같은 존재였습니다.



Perched atop the fourth floor of an old apartment building in District 1, Mão A Chai has great views of downtown Saigon.
수년 후, 베트남으로 돌아온 저는 그 맛을 찾아보았습니다. 하지만 마시는 짜이마다 뭔가 잘못되어 있었습니다. 너무 달거나, 너무 유행을 쫓거나, 혹은 미네소타의 주방에서 내 손을 데웠던 그 짜이와는 너무나 달랐습니다. 거의 단념하려던 그 때, 대학 시절 친구가 사이공의 오래된 건물 4층에 숨겨진 작은 찻집 Mão A Chai을 소개해주었습니다.

The store is filled with earthy materials and colors.
나무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부터 무언가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가장 먼저 코를 자극한 것은 향신료의 냄새였습니다. 계피, 정향, 카다멈 등 다양한 향이 풍겨왔고, 이어서 대나무 조명, 나무 의자, 도자기 컵 등 자연의 질감이 가득한 조용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네온사인도 없었고, 인스타용 사진을 찍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저 고요했습니다.


Many items were brought here from the travels of the owners.
그날 제가 주문한 음료는 시나몬 짜이(cinnamon chai)였습니다. 첫 모금에 즉시 옛 기억이 소환되었습니다. 균형 잡히고, 따뜻하며, 부드러운 그 맛.

Hiếu, one of Mão A Chai's co-founders. Photo by Tô Thụy Hoàng Mai.
재방문에서 저는 Mão A Chai의 공동 창립자 중 한 명인 Hiếu를 만났습니다. 그는 원래 IT 분야를 공부하고 직업을 찾았었지만, 그 업계 특유의 분위기가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고 느껴 결국 그만 두었다고 합니다. “IT 회사 생활이 즐겁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미 들어선 길이었고, 미래를 생각하면 두려웠고 그게 저를 불안하게 했죠.”
대학 시절, Hiếu는 디자인을 주로 하는 회사에서 근무하며 창의적인 일에 대한 열정을 발견했습니다. 그 열정 덕분에 현재의 비즈니스 파트너이자 인생의 반려자인 Hà와 만나, 단순한 사업체가 아닌 자신들의 삶을 확장한 공간으로 Mão A Chai를 만들었습니다.
Hà는 인도를 포함해 50개국 이상에서 생활하고 일한 경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배낭여행이나 관광이 아니었습니다. 그녀는 현지인처럼 살아가며, 친구, 이웃, 심지어 인도인 가정부에게서 마살라 짜이를 배웠습니다. 바로 이 배움과 경험이 짜이의 맛에 그대로 드러납니다.


Guests will share the space with two resident felines.
“우리는 우리가 진심으로 이해하는 것만 제공합니다.” Hiếu가 말했습니다. 이 말은 인도 짜이뿐만 아니라, 베트남 북부 문화에 깊이 뿌리내린 담백한 전통 차인 Thái Nguyên (타이응우옌) 녹차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이런 철학은 메뉴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찻집의 모든 소품은 어느 하나 허투루 구하지 않았습니다. 하노이 인근 공예 마을에서 가져온 대나무 조명, 중앙 고원 지역에서 수집한 재활용 가구들, 이름이 Thật Thà(정직함)인 창가에 앉은 작은 도자기 새까지 하나하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저 쇼핑 카탈로그를 보고 산 물건이 하나도 없어요,” Hiếu는 설명했습니다. “우기는 어디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알고, 직접 가서 보면서 물건을 구했죠. 차를 끓일 때 약초를 구하듯 이요.”




Thật Thà the ceramic bird in its natural habitat.
그 결과는 분명합니다. 이 공간은 꾸며진 느낌이 아니라, 시간이 흐르며 천천히 완성된 집처럼 느껴집니다. 사진 촬영을 위한 포토존이 아닌 진짜 삶의 흔적이 있습니다. 요란한 브랜드 로고도, 벽에 붙은 와이파이 비밀번호도, 주의사항 같은 메시지도 없습니다. 그저 조용하고 따뜻할 뿐입니다.
짜이를 만드는 바리스타를 바라보며, 저는 한 잔의 짜이를 위해 얼마나 많은 정성이 들어가는지를 깨달았습니다. 먼저 향신료를 부드럽게 볶아 향을 내고, 그 다음에는 홍차를 약한 불에서 천천히 우리며 쓴맛을 줄입니다. 식물성 우유가 들어가는데, 그것은 유행을 좇기 위한 것이 아니라 건강을 위한 선택입니다. 약간의 설탕이 마지막을 부드럽게 감쌉니다. 이 모든 과정은 잘 만들어진 리듬과 같습니다.



Making masala chai is not a quick process, it takes a certain level of attention and care.
“짜이는 그저 정해진 레시피에 따라서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Hiếu는 말했습니다. “재료들 사이의 대화이고, 열과 시간의 대화입니다.” 대화의 끝무렵, 저는 그에게 물었습니다. “처음 Mão를 방문하는 사람에게 어떤 음료를 추천하시겠어요?”
그는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무조건 두 가지입니다. 전통 베트남 차를 알고 싶다면 타이응우옌 녹차는 꼭 마셔야 해요. 그건 우리의 문화유산이니까요. 그리고 인도 짜이 — 신선하게 끓이고 은은한 향신료가 더해진 — 그건 요즘 젊은이들에게도 정말 잘 맞아요.”

Masala chai and a cookie.
이제 저는 일에서뿐만 아니라, 소음, 마감, 늘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마다 Mão로 향합니다. 창가에 앉아 짜이를 홀짝이며, 숨을 고릅니다.
우리는 모두 제3의 공간이 필요합니다. 집도 일터도 아닌, 그 중간 어디쯤 되는 공간 말입니다. 이유 없이도 다시 찾아갈 수 있는 곳. 저에게는 Mão A Chai가 그런 공간입니다. 어쩌면, 여러분에게도 그럴지 모르겠습니다.
Mão A Chai는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운영합니다.
Mão A Chai
4th Floor, 26 Lý Tự Trọng, Bến Nghé Ward, D1, HCM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