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이라도 누군가를 격렬하게 사랑해서 그 사람 이름을 따서 거리명을 짓고 싶었던 적이 있는가?
베트남 사람들이 열광하는 단 한 가지를 꼽으라면, 그건 축구다. 이 비공식적인 국가적 스포츠에 대한 애정 때문에 다양한 사건·사고까지 있었다.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영구차를 탈취해 오토바이 행렬에 이용하는 말도 안 되는 사건에서부터 축구를 테마로 하는 너무나 건전한 웨딩 앨범까지 나타났다.
지난 목요일 9군의 한 오래된 골목은 15분간 박항서 거리로 “개명”되는 영광을 누렸다. “합법적”으로 보이는 표지판은 목요일 저녁 페이스북에서 인기를 끌었고, 1,000개 이상의 ‘좋아요’를 받고 수십번 공유되기까지 했다. Tuoi Tre는 지역 주민을 통해 9군 Phuoc Long B 구의 109번지의 70번 골목은 사진은 동네 주민이 찍은 것임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베트남이 최근 월드컵 예선에서 아랍 에미리트 연합국을 상대로 얻어낸 승리의 열기는 아직까지 식을 줄 모르고, 박항서 감독은 국가 영웅 수준으로 추앙받고 있다. 현재까지 어떤 대담한 열성팬이 표지판을 걸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박항서 거리를 방문하고자 한다면 이미 한발 늦었다. 11월 22일, 동사무소 직원은 Tuoi Tre에 박항서 거리 표지의 존재를 확인하자마자 당장 제거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70번 골목은 거리명 사인에 적합하지 않으며, 해당 사인은 규격에 맞지도 않아 불법이라고 덧붙였다.
Zing에 따르면 도로명 및 공공 편의 시설의 명명에 대한 베트남 규정을 기준으로 해당 골목은 이름을 명명하도록 허용되지 않았고, 골목이 시작하는 첫 번째 집에서부터 차례로 숫자가 부여된다. 여전히 새로 도시화가 진행되는 지역에 많은 도로가 오랫동안 이름이 명명되지 않은 채로 남아있고, 따라서 주민들이 동네 거리를 공식적이지 않은 이름으로 부르는 건 흔한 일이다.
박항서는 국가 대표팀과 U-23 축구팀을 리드하기 위해 2017년 10월에 공식적으로 고용되었다. 그 이후로 박 감독의 지도 하에 두 팀은 수많은 성취와 결과를 이뤄내었고 지난 10년은 베트남 축구 역사상 최고의 전성기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