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 뗏(Tết, 음력설)을 가장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것은 찹쌀떡입니다. 매년 몇 가지 음식을 새로운 것으로 바꿔 명절을 색다르게 즐겨보려 해도, 찹쌀떡은 여전히 베트남 가정 빠질 수 없는 음식입니다. 설과 관련된 이미지를 검색해 보면, 상위 10개 결과 안에 찹쌀떡이 오를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베트남 요리에는 다양한 종류의 찹쌀떡이 있습니다. 반쯩(Bánh Chưng)과 반져이(bánh giầy)는 주로 북부 지방에서 먹습니다. 반쯩은 찹쌀로 만든 네모난 떡으로, 녹두와 돼지고기 소을 채우고, 타원형의 라종(lá dong)잎으로 감싼 음식입니다. 반져이는 찹쌀로 만든 흰색의 둥근 떡으로, 일반적으로 베트남식 소시지인 죠짜(giò chả)와 함께 먹습니다.
그리고 중부 및 남부 베트남에서 주로 먹는 반뗏(bánh tét)이 있습니다. 반뗏의 소는 반쯩과 비슷하지만, 원통형이며 바나나 잎에 싸여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여기에 다양한 변형이 존재하는데, 바나나 소를 넣은 달콤한 버전, 자주색 식물을 이용해 색을 낸 반뗏라껌(bánh tét lá cẩm), 원래 돼지고기 속에 소금에 절인 달걀과 말린 새우를 추가하여 풍미를 더한 반뗏짜꾸온(bánh tét trà cuôn) 등이 있습니다.
반쯩(Bánh Chưng)과 반져이(bánh giầy)
찹쌀떡의 기원은 명확하지 않습니다. 이에 대한 신뢰할 만한 사실적인 기록은 없지만, 반쯩과 반져이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베트남의 전설, 신화, 구전이야기를 모은 『Lĩnh Nam Chích Quái』(영문명: Extraordinary Stories from Lĩnh Nam)의 제1권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 책은 14세기 쩐(Trần) 왕조 시대에 익명의 저자가 펴낸 것으로, 빤(paan, 구장나무 잎)이나 수박과 같은 상징적 음식의 기원을 포함해 대부분이 베트남 삶의 여러 측면을 설명하려는 시도를 담은 이야기 모음집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바로 “쯩빈쭈웬(Chưng bính truyện)”이라는 제목의 반쯩, 반져이 이야기 입니다.
“쯩빈쭈웬”은 여섯 번째 흥왕(Hùng King)이 20명의 아들 중 후계자를 뽑는 이야기입니다. 왕은 이를 위해 요리 대회를 열어 각 왕자에게 세계 곳곳에서 가장 맛있는 요리를 찾아오도록 합니다. 하지만 왕의 열여덟 번째 아들인 랑리에우(Lang Liêu)는 가난한데다 어머니도 없었기에 멀리 여행할 형편이 되지 않았습니다. 다행히도 어느 날 밤 신이 랑리에우의 꿈에 나타나 찹쌀로 네모난 떡(반쯩)을 만들어 땅을 상징하게 하고, 둥근 떡(반져이)을 만들어 하늘을 상징하도록 하라고 알려주었습니다. 신은 또한 쌀이 사람을 먹이고 기르는 역할을 한다며, 어떤 진귀한 음식도 쌀만큼 소중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떡을 감싸는 잎은 어머니의 보호를 의미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랑리에우는 신의 조언을 따라 두 가지 모양의 떡을 만들었고, 결국 후계자로 선정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역사적 사실은 아니지만, 천체론적 의미, 영양적 논리, 국가 및 문화 정체성에 대한 개념이 하나의 이야기 안에 상징적으로 담겨 있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사회학자이자 인류학자인 Nir Avieli는 호이안 지역의 뗏 찹쌀떡에 대해 요리 민속지학(culinary ethnography)를 통해 이러한 상징성을 분석합니다. 예를 들어, 네모난 형태와 둥근 형태가 각각 땅과 하늘을 나타낸다는 점은 자연의 재탄생을 의미하는 시기인 뗏 기간 동안 상징적인 우주의 창조와 재창조를 형상화하는 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Avieli는 또한 이 전설에서 쌀을 강조하는 것이 베트남의 벼농사 문화를 반영한다고 설명합니다. 이는 떡이 지리적 특성과 국가 정체성을 어떻게 담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비록 베트남이 벼농사를 기반으로 하는 유일한 나라는 아니지만, 쌀 농사는 베트남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Avieli는 또한 이 떡이 베트남 시골 지역의 공간적 구성을 닮았다고 분석합니다. 즉, 떡의 찹쌀층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논을, 속에 들어간 녹두와 돼지고기는 농장 주변의 작은 밭과 가축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전설에는 강한 신화적 요소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일부 베트남 학자들 사이에서 의문과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역사학자인 Trần Quốc Vượng는 그의 논문 『Triết lý bánh chưng bánh giầy』(반쯩과 반져이의 철학)에서 랑리에우의 이야기가 진정한 베트남 민속 이야기라기보다는 “날조된 이야기(fakelore)” 에 가깝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네모난 형태와 둥근 형태를 각각 땅과 하늘의 상징으로 사용하는 개념이 사실 중국의 천체론에서 유래한 문화적 개념이라는 점을 지적합니다.
반뗏(Bánh tét)
중부 및 남부 지역의 반뗏(Bánh tét)에 대해서는 관련 전설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그 기원과 역사는 여전히 논쟁의 대상입니다. 한쪽에서는 원통형 떡이 전쟁에서 군량미로 쉽게 운반할 수 있도록 반쯩을 변형한 것이라고 합니다. 1789년 12월 만주군과 싸웠던 꽝쭝(Quang Trung, 응우옌 후에(Nguyễn Huệ)) 왕이 이런 변형을 처음 만들었다고 하지만, 여기에는 여러 가지 버전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또 다른 전설에서는 꽝쭝의 군사 중 한 명이 자신의 고향에서 가져온 반뗏을 왕에게 소개했고, 이것이 뗏과 승리를 축하하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고 합니다. 반뗏의 또 다른 해석은 과거 농작물에 취약한 시기였던 뗏 기간 동안의 벼농사에 대한 불안감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떡으로 만드는 것은 음식이 쉽게 상하지 않도록 하는 실용적인 수단이기 때문에 반뗏으로 만들어 보관기간을 길게 하고자 했다는 것입니다.
반뗏의 기원에 대한 가장 흥미로운 이론 중 하나는 Trần Quốc Vượng가 제시한 것으로, 그는 이 떡이 과거 참파 왕국(Champa kingdom)에서 유래했으며, 베트남이 남진(남띠엔, Nam tiến) 정책을 통해 참파를 점령하면서 베트남 문화에 유입되었다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반뗏, 혹은 참어로 taipei nung은 Kate(참 바라몬 공동체의 새해)와 Ramawan(참 아왈 공동체의 새해) 등 다양한 참족 축제에서 중요한 전통 음식으로 여겨집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반뗏은 생명과 번식을 기념하는 참족 신앙인 폰특(phồn thực)과 관련된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폰특 신앙은 남근을 상징하는 링가(linga)와 자궁을 상징하는 요니(yoni)를 숭배합니다. Kate 축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식 조합으로는 반뗏과 가지 모양의 생강 케이크인 사카야(sakaya)가 있으며, 이는 각각 링가와 요니를 상징합니다. 참족 사이에서는 “peinung ala, sakaya ngaok”(Bánh tét을 아래에 놓고, sakaya 케이크를 위에 둔다)라는 표현이 널리 사용됩니다.
물론, 이러한 이야기들을 걸러서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음식의 역사에 대한 통찰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음식에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을 보여주며, 문화적 및 국가적 정체성을 만들고 유지하고자 하는 시도를 반영합니다. 결국, 이는 우리가 자신에 대해 스스로에게 이야기하는 방식이며, 일상적인 사물을 통해 정체성과 소속감을 표현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이 글은 2018년에 처음 게시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