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용기 역사를 보면 전투에서 계속 승리한 조종사는 국가적 영웅이 되거나 신화로 남는다. Nguyen Tomb 대령이 그중 한 사람이다. 미국 공군력이 절정에 달했을 때 나타난 그는 지금까지 가장 훌륭한 조종사로 기록되고 있다. 그가 실존 인물이라는 전제 하에.
기록에 의하면 수적 열세는 물론 장비 면에서도 베트남은 열세였다. 전쟁 역사 사이트 ‘War is Boring’에 따르면 불리한 조건 속에서도 베트남 공군은 미국 공군의 파죽지세를 꺾었다.
다른 원조와 마찬가지로 베트남은 전투기와 이에 관련된 기술 역시 중국과 소련으로부터 제공받았다. 전투기는 주로 MiG-17 기였다.
MiG-17 no. 3020, Tomb 대령이 조종하던 전투기와 같은 모델이다. 사진 출처: War is Boring.
지상에서 베트남은 제한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며 유리한 전투를 이어갔다. 공중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예측 가능한 일정에 따라 비행하던 미국 폭격기에 게릴라 전술을 구사하며 성능 면에서 뒤떨어지는 MiG 전투기로 최첨단 전투기 F-105 Thunderbolt에 타격을 주었다.
War is Boring에 따르면 미 공군 조종사들은 미확인 항공기나 비행장을 공격하려면 엄격한 규정을 따라야 했다.
이는 Tomb이라고 알려진 조종사에게 유리한 환경을 제공했다. 국가안보국(National Security Agency)에는 그를 뜻하는 콜사인이 있었다.
전쟁이 끝날 무렵, 그가 격추한 전투기만 13기다. 보통 미군 조종사가 격추하는 전투기는 5기가 안 된다.
정보 자유법(Freedom of Information Act)을 통해 공개된 국가안보국(NSA) 보고서는 미군 관계자들이 얼마나 골머리를 앓았는지 보여주고 있다. 미군 제7공군 사령관은 베트남의 에이스를 잡는 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 국가안보국을 통해 그의 비행 스케줄을 확인할 정도였다. 보고서에는 “붉은 남작 혼자서 우리의 폭격 임무를 망쳐버렸다”고 쓰여 있다.
미 공군 박물관의 MiG-17F기. 이집트 공군에 의해 기증된 전투기는 Tomb 대령의 전투기와 비슷하게 도장하였다. 사진 출처: War is Boring.
최근 몇 년간 역사가들은 이 조종사에 대해 추적했으나 베트남 조종사들은 그런 인물에 대한 기억이 없다고 한다.
Tomb 대령에 조사하면 할수록 의문이 생긴다. 당시에 뛰어난 조종사들은 MiG21기를 조종했다. Tomb은 베트남 이름이 아니다. 그리고 베트남 군대가 과연 이러한 전쟁 영웅을 모를 수 있을까?
명확한 답은 없지만 이에 대한 논란은 많다. 그는 러시아 조종사였다. 혹은 Tomb는 사실 2명의 조종사였다. 아니면 붉은 남작(Red Baron)은 공식적으로 적기 9기를 격추한 Nguyen Van Coc이었다. 실제로 Coc의 MiG21에도 별 13개가 새겨져 있다(격추한 적 전투기 수).
러시아에서 훈련받은 Coc의 아버지와 삼촌은 프랑스에 저항하다 사망했다. Coc은 전투 경험을 바탕으로 차세대 조종사 양성을 위해 일선에서 물러났다.
Tomb 대령이 누구였는지에 대한 진실은 끝까지 알아낼 수 없을 수도 있다. 어쩌면 Tomb 대령은 당시에 활약하던 다른 에이스를 두려워한 나머지 미군이 만들어낸 허상일 수도 있다.
[사진 출처: genlocai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