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 문화 & 예술 » 문화 » 떠이호(Tây Hồ)의 장인들이 지켜가고 있는 수제 연꽃차 전통

연꽃차 한 모금에는 떠이호(Tây Hồ) 경관의 정수가 응축되어 있습니다.

떠이호(Tây Hồ) 꽝안(Quảng An)에 연꽃철이 찾아오면 현지 수제차 장인들이 분주해집니다. 많은 이들에게 “고대 최고의 차”로 추앙받는 떠이호의 연꽃차에는 그 향긋한 맛을 넘어, 하늘과 땅의 정수, 그리고 지난 수백 년간 꽝안 주민들의 정성이 담겨 있습니다.

Tây Hồ’s lotus is of the Bách Diệp cultivar.

꽝안의 차 장인들이 찻잎에 향을 입히기 위해 사용하는 품종은 ‘Bách Diệp(박지엡)’ 연꽃입니다. 이 꽃은 수많은 꽃잎을 가진 선명한 분홍빛의 희귀한 현지 품종으로, “bách diệp”은 한자로 '백옆',즉, 수백 장의 잎이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겉의 꽃잎은 넓고 우아하며 중심부로 갈수록 점점 작아집니다. 떠이호 주변의 토양과 기후는 아름답고 풍부한 꽃밥(수술)을 지닌 연꽃을 재배하기에 이상적인 환경입니다.

매일 새벽 4시, 꽃이 막 피기 시작할 무렵이면 꽝안의 장인들은 배를 타고 호수로 나아가 연꽃을 수확합니다. 노는 초록빛 잎 사이를 가르며 움직이고, 손가락은 조심스럽게 꽃대를 따 배 위에 가지런히 쌓습니다. 꽃 수확은 주로 가족 중에 남성이 맡으며, 이른 해가 떠올라 수면을 비추기 시작할 즈음에 마무리됩니다. 묶은 연꽃다발은 가내 작업장으로 옮겨져 가공됩니다.

Flower harvest must be done early in the morning to minimize scent loss.

Lotus buds collected from before sunrise are the most fragrant.

꽝안의 수제차 장인 프엉 후이(Phương Huy)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해가 뜨기 전 최대한 이른 시간에 다 피기 전인 꽃을 따야 향이 보존됩니다.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향이 더 날아갑니다.” 꽃을 따고 나면 연꽃에서 꽃밥을 추출해 찻잎에 향을 입히는 작업이 시작됩니다.

저는 아침 7시경 떠이호 당타이마이(Đặng Thai Mai) 거리의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어떤 집이 연꽃차를 만드는 전통 장인의 집인지 단번에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시기, 수제차 장인은 온 집안이 수천 송이의 연꽃으로 가득했기 때문입니다. 온 가족이 공동 작업공간에 모여 꽃잎을 떼고, 찻잎을 포장하고, 꽃밥을 추출하는 작업을 함께 합니다.

Lotus tea artisan Phương Huy.

Pink petals take over tea-making families in the morning.

연꽃이 피는 시기는 매우 짧아서 꽝안의 연꽃차 작업은 1년에 약 세 달 정도만 활기를 띱니다. 하루에 수확되는 꽃의 양은 날짜에 따라 달라지는데 일반적으로 5월 초순에는 꽃이 적고 6월, 7월 중순이 되면 수확 양이 많아집니다.

당타이마이 거리의 연못가를 따라 걷다가, 이 지역의 유명한 연꽃차 장인인 응오반씨엠(Ngô Văn Xiêm)과 르우티히엔(Lưu Thị Hiền) 부부의 집에 들렀습니다. 이 가정은 하노이에서 여전히 전통 방식으로 연꽃차를 만드는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입니다. 씨엠(Xiêm)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 연꽃차 만들기가 언제 시작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어릴 적부터 매년 5월이면 연꽃을 따고, 꽃밥을 떼고, 차에 향을 입히는 일로 바빴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는 가업에 대한 애정이 깊어졌고, 집안의 차 향을 유지하는 방법에 늘 고민해왔습니다. 그에게 연꽃차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오랜 생명력을 지닌 하나의 문화 공간입니다. 씨엠씨는 이 가업을 자녀들에게 물려주었고, 이제 5대째 차를 만들고 있습니다.

Ngô Văn Xiêm, one of a handful of Tây Hồ residents who continue to make traditional tea today.

예전에는 손님을 위한 소박하고도 품격 있는 대접이었던 떠이호의 연꽃차는 이제 베트남에서 가장 귀한 차 중 하나로 명성을 얻고 있습니다. 연꽃에서 꽃잎을 떼며 씨엠씨는 이어갑니다. “꽃밥 100그램을 얻으려면 연꽃 100송이가 필요합니다. 차 1킬로그램에 향을 입히려면 1,000에서 1,500송이의 연꽃이 필요하죠. 고급 차 한 팩을 만드는데 수많은 과정을 거쳐야 하기에 떠이호 연꽃차의 가격이 높은 겁니다.”

Lotus blossoms from the pond are dismantled carefully.

수확의 절정기에는 씨엠씨네 가족이 하루에 최대 1만 송이의 연꽃을 딸 수 있습니다. 호수에서 옮겨온 꽃에서 꽃잎을 떼고, 꽃밥을 추출해 깨끗한 것만 골라냅니다. 향 손실을 막기 위해 모든 작업은 아침에 해야 하고, 꽃잎 제거에만도 여러 사람의 손이 필요합니다. 한 명은 겉꽃잎을 떼고, 또 다른 이는 안쪽 꽃잎을 제거해 암술만 남깁니다. 마지막 사람은 꽃밥을 정성껏 집어 먼지를 털어냅니다. “꽃밥을 따는 일은 보기에는 단순하지만 매우 섬세한 작업입니다. 차를 만들 때는 서두를 수가 없습니다. 인내심과 꼼꼼함을 요하는 일이죠.” 씨엠씨는 작업 과정을 보여주며 말했습니다.

"Lotus rice" refers to the white-colored anthers in the middle of the flower.

It takes 100 flowers to scent 100 grams of tea, so a kilogram of lotus tea might require up to 1,000–1,500 flowers.

그 다음 과정은 연꽃밥으로 차에 향을 입히는 단계입니다. 사용되는 찻잎은 타이응우옌(Thái Nguyên) 지역에서 재배된 고급 찻잎으로, 완전히 건조한 뒤 연꽃잎과 함께 1차 향을 입힌 후 꽃밥과 섞입니다. 7회에 걸쳐 향을 입히는데, 각 회차는 3일간 진행되고 이어서 하룻밤 동안 건조해야 제품이 완성됩니다. 연꽃 수확부터 연꽃차가 완성되기까지 총 21일의 향입, 숙성, 건조 과정을 거칩니다. “차 향을 입히는 일은 다년간의 경험이 필요합니다.” 씨엠씨는 말합니다. 현재 이 작업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가족 중에도 씨엠씨 단 명뿐입니다.

Besides tea leaves scented with lotus rice, there's also a "lite" version (ướp xổi) in which the leaves are poured into the lotus bud and wrapped tightly using lotus leaves.

As this method doesn't require long infusion sessions, the lotus fragrance is not as strong.

떠이호 연꽃차의 제작 과정이 이처럼 복잡하고 정교하기에, 이를 마시는 사람 역시 정성을 다해 음미해야 합니다. 연꽃차를 마실 때는 유약이 없는 토기 다관과 작은 도자기 찻잔이 자주 사용됩니다. “연꽃차를 즐기기 위해선 마시는 사람도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성급한 성격으로는 이 차의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없죠.” 씨엠씨는 강조했습니다. 떠이호의 연꽃차는 한 모금 마시는 순간부터 복합적인 풍미가 느껴집니다. 꽃향기에서 시작해 찻잎의 쌉쌀한 맛, 그리고 혀끝에 오래 남는 은은한 단맛까지 이어집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연꽃차의 진정한 특별함은 한 모금 마시기 전, 찻잔을 코에 가까이 가져가는 순간부터 시작됩니다. 연꽃봉오리의 부드러운 향이 코끝에 스며들며, 떠이호의 하늘, 땅, 물, 그리고 만발한 연꽃밭이 여러분의 눈앞에 펼쳐지게 됩니다.

Driking lotus tea means drinking in the essences of summer and flavors of nature in Tây H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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