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공 사람들은 무더운 날씨에 스엉섬 (sương sâm, 잎 젤리)이나 스엉사오 (sương sáo, 풀 젤리)를 즐겨 찾지만, 중부 해안 지방 사람들은 '쑤쏘아 (xu xoa)'를 찾습니다. 투명하고 은은한 감칠맛의 젤리가 생강 향이 감도는 달콤한 시럽에 담겨 있어, 더위를 식히는데 최고의 간식입니다.
쑤쏘아는 다양한 이름으로 불립니다. 쑤싸(xu xa), 싸싸(xa xa), 쏘아쏘아(xoa xoa), 또는 쭈쪼아(chu choa) 등 여러 별칭이 있지만, 꽝빈(Quảng Bình)부터 빈투언(Bình Thuận)까지의 쑤쏘아는 동일한 주요 재료로 만들어집니다. 현지에서는 '롱꺼우(rong câu)' 또는 '라우동(rau đông)'이라고 부르는 해조류의 일종으로 바닷가의 젖은 바위나 암초에 흔히 서식합니다.
롱꺼우는 바위 표면에 부착된 덤불 형태로 자라며, 가느다란 줄기가 작은 물고기 뼈처럼 하얗고 반투명합니다. 이 해조류는 봄철에 가장 왕성하게 자라며, 음력 3월부터 7월까지 채취가 가능합니다. 이 시기가 되면 마을 사람들은 해변으로 나가 롱꺼우를 따서 시장에 내다 팝니다.
썰물 때인 이른 아침이나 이른 오후, 채취자들은 긁개와 대나무 바구니를 들고 큰 바위로 향합니다. 다양한 크기의 바위들은 에메랄드빛, 황토색, 아이보리색의 다채로운 해조류로 덮여 있습니다. 바지를 걷어붙이고 큰 모자를 쓴 채, 채취자들은 작열하는 햇볕과 짠 바닷바람 속에서도 부지런히 가장 신선한 해조류를 수확하기 위해 일합니다. 먼저 긁개의 끝을 바위 틈에 깊숙이 넣은 후, 뿌리까지 해조류 전체를 밀어내어 채취합니다. 몇 시간 후면 바구니가 가득 차고, 운이 좋으면 몇 킬로그램, 그렇지 않아도 반 킬로 정도가 됩니다. 이 작업은 밀물 때가 오기 전까지 계속됩니다.
쑤쏘아의 주재료를 손질하고 요리하는 과정도 채취만큼이나 고된 일입니다. 해조류에는 모래와 이물질이 많아 일일이 제거해야 하며, 비린내와 짠맛을 없애기 위해 여러 번 깨끗이 씻어야 합니다. 보통 채취한 롱꺼우의 절반은 쑤쏘아를 만드는데 쓰고, 나머지 절반은 햇볕에 말립니다. 정오의 뜨거운 햇살은 건조에 가장 적합하며, 며칠 동안 햇볕에 말리면 해조류는 갈색 코코넛 껍질처럼 쪼그라듭니다. 이 건조된 해조류는 비수기에 쑤쏘아를 만들기 위해 집에 보관하거나 공장이나 시장으로 운반됩니다.
디저트 본연의 쑤쏘아를 만드는 과정은 비교적 간단합니다. 신선한 롱꺼우를 물과 함께 끓인 후, 라임즙을 약간 넣으면 해조류가 더 쉽게 풀어집니다. 라임의 산성이 응고 성분을 분해해주기 때문입니다. 해조류가 완전히 녹으면 그 액체를 걸러내어 쑤쏘아 추출액을 만듭니다. 이 액체가 식으면 다시 젤리처럼 굳어 반투명한 덩어리가 됩니다.
젤리가 완성되면, 그 다음 단계는 생강 시럽을 만드는 일입니다. 보통은 몰라세스가 첨가된 흑설탕을 사용하는데, 꽝 지방 주민들은 사탕수수 덩어리를 사용합니다. 물을 끓인 후 설탕을 넣고 졸이면, 끓이는 시간이 길수록 시럽은 점점 더 걸쭉해집니다. 경험 많은 주부들은 점도로 시럽의 완성도를 바로 알아차릴 수 있으며, 보다 정밀한 측정을 원하면 굴절계가 필요합니다. 설탕이 끓는 동안, 잘게 썬 생강을 넣는데, 어린 생강이나 숙성된 생강을 취향에 따라 선택합니다.
달콤한 생강 향이 퍼지면 쑤쏘아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앞마당에서 놀던 아이들은 생강 냄새를 맡자마자 모든 걸 내려놓고 부엌으로 달려가 엄마가 쑤쏘아를 만들고 있는지 봅니다. 쑤쏘아는 중부 베트남 아이들의 마음에 남아 있는 추억의 간식입니다. 작가 낌엠(Kim Em)은 『먹으며 기억하다(Ăn để nhớ)』라는 책에서 이렇게 묘사합니다. “어머니는 우리가 오후 낮잠을 거른 채 밖에서 노는 걸 달가워하지 않아서, 낮잠을 잘 자면 쑤쏘아 사먹으라고 용돈을 주겠다 약속했어요. 그래서 저는 소파에 누워 눈을 감고 자는 척하면서, 생강과 설탕이 어우러진 쑤쏘아 한 그릇을 꿈꾸었어요."
길거리 쑤쏘아는 중부 베트남 여름의 상징과도 같습니다. 대나무 지게에 쑤쏘아를 이고 다니는 할머니들이나 오토바이 좌석에 젤리통을 싣고 다니는 노점상들 사이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아이 쑤쏘아 홍? (Ai xu xoa hông?, 쑤쏘아 드실 분?)" 하고 외칩니다. 판매자들은 종종 화려한 칼 솜씨를 자랑하며 냄비만큼 큰 젤리를 순식간에 반짝이는 조각으로 썰어내고, 향긋한 생강 시럽을 끼얹어 줍니다. 손에 쑤쏘아 한 그릇을 들고 있으면 마치 한여름의 오아시스를 품은 듯한 기분이 들며, 그 아름다움을 눈으로 먼저 감상한 후 한 입 한 입 천천히 음미합니다. 작가 낌엠의 표현처럼 말입니다. "급히 먹고 싶지 않았어요. 그랬다가는 여름이 제 혀끝에서 사라져버릴 것 같았거든요."
전통적인 생강 시럽 외에도, 쑤쏘아를 즐기는 방식은 다양합니다. 다낭의 디저트 가게에서는 쑤쏘아에 녹두 앙금, 빨간 타피오카 펄, 반롯(bánh lọt), 검은콩, 진한 코코넛 밀크를 함께 곁들여줍니다. 호이안에서는 ‘싸싸(xa xa)’와 ‘르엉팡(lường phảnh)’이라는 이름으로 팔리기도 하는데, 싸싸는 호이안에서 쑤쏘아를 일컫는 말이고, 르엉팡은 약초와 약재로 만든 검은 젤리입니다.
쑤쏘아는 여름철 더위를 막아주는 간식일 뿐 아니라, 중부 출신 베트남인들에게는 향수를 달래주는 음식이기도 합니다. 사이공에 사는 중부 사람들은 향수가 밀려올 때마다 바호아(Bà Hoa) 시장으로 향해 생강 향 가득한 쑤쏘아 한 그릇을 먹거나, 마른 롱꺼우를 사서 집에서 만들어 먹곤 합니다. 쑤쏘아의 은은한 단맛은 마치 고향의 품처럼, 그리움을 잠시나마 달래주는 존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