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란 안 뚜안(Tran Anh Tuan) 고등교육부 부국장은 12월 29일 교육부가 주관한 회의에서 베트남 외국어 2020년 계획, 일명 프로젝트 2020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프로젝트는 베트남 대학생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영어 실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시행된 지 10년이 된 지금까지도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Tuoi Tre가 보도했다.
프로젝트 2020의 영어 능력은 유럽공통언어기준(Council of Europe’s Common European Framework of Reference:CEFR)에 따라 측정된다. 프로젝트 지침에 따라 외국어가 전공이 아닌 학생은 졸업 시 B1 이상의 수준을 달성해야 한다. B1은 여섯 단계 중 세 번째 단계다. C2가 가장 높은 단계이며 A1이 가장 낮은 단계다.
그러나 대학 졸업자 중 20% 미만 정도가 이 요구 사항을 충족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대학교 신입생의 영어 실력 부족, 짧은 수업 시간, 영어 교사의 능력 부족을 실패의 원인으로 언급했다.
지난 2014년도에 입학한 신입생을 조사한 바에 의하면 후에 대학교(Hue University)와 호치민 교통대학교는 각각 90%와 93.4%의 학생이 A0와 A1 단계의 영어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나머지 학생은 A2 단계였다.
따라서 교육자들은 학생의 영어 실력을 높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응웬 티 란 안 호치민 교통대학교 외국어학부장은 A2 수준의 학생이 B1 자격증을 얻으려면 360시간에서 400시간 정도의 학습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학교에서 받는 수업 시간은 100시간 정도에 불과하다.
“2015년 설문 조사에 따르면 4학년과 5학년 학생 중 20% 미만의 학생이 목표하는 수준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대학교에서도 실패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타이 응웬 대학교(Thai Nguyen University)의 당 반 민(Dang Van Minh) 교수는 B1 필수 충족 요건 때문에 2천여 명의 학생의 졸업이 지연됐다고 전했다.
“우리는 높은 목표를 세웠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방법을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우리 대학교는 A2로 기준을 낮춰야만 했습니다.” 타이 응웬 대학교 부교수가 덧붙였다.
설상가상으로 영어 교육자들도 충분한 실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
영어로 강의를 진행하는 경우 C1 이상의 수준이 있어야 한다. 석사 학위를 소지한 강사는 B1, 박사 학위를 소지한 강사는 B2 수준을 만족해야 한다.
하지만 2013년 교육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영어를 제외한 전공을 가르치는 500명의 강사 중 71명만이 C1을 소지했다. 대부분은 B2를 소지하고 있었다. 나머지 19명은 A2, 3명은 A1을 소지하고 있었다. 이는 학생에게 요구하는 최소 자격 요건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프로젝트 2020이 질책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하노이국립외국어대학교 학장인 도 뚜안 민(Do Tuan Minh) 박사는 2016년 회의에서 교육자들은 교육부가 요구하는 최소 수준을 달성한 이후에는 더 실력을 높일 노력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Tuoi Tre에 따르면 투아티엔후에(Thua Thien-Hue) 교육부장 팜 밤 훙(Pham Van Hung) 박사는 어떤 교육자들은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하거나 쉽게 합격시켜 줄 수 있는 곳을 찾는다고 전했다.
프로젝트는 학생으로부터도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도시에서 떨어진 곳에 사는 학생들은 영어를 배워야 할 이유에 대해 이해하지 못한다. 반면 도시에 사는 학생들은 국내에서 개발된 평가 시스템의 적합성에 의문을 표출한다.
12월 29일 있었던 회의에서 일부 대학 대표들은 영어 교사들이 더 나은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빈기술교육대학교(Vinh University of Technology Education)의 뜨란 칵 호안(Tran Khac Hoan) 박사는 전문적인 교사 교육, 특히 해외 연수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능력 있는 교육자를 양성하는 것은 교육부는 물론 학교를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 관계자는 프로젝트가 성공하려면 고등학교 영어 교육의 질부터 향상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트남 학생은 6세부터 영어 교육을 받지만, 대학교의 영어 수준은 평균보다 낮다. 열악한 기초 학습과 수업 시간의 부족으로 인하여 대학 졸업 시 요구되는 B1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후에대학교(Hue University)의 판 탄 티엔(Phan Thanh Tien) 또한 추가 영어 수업을 위해 대학에 연간 예산을 특별히 할당해 줄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사진 출처: Tuoi T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