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ach Che Hien Khanh에서 갖가지 맛의 베트남 전통 후식, 째(chè)를 즐기는 것은 친구와 산들바람이 부는 오후를 보내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추억에 빠져 사이공의 지난 날을 한입에 느끼는 여행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길을 잘못 들어선 줄 알았다. 온라인에서 봤던 메뉴판과 그림들은 오래된 식탁과 의자가 있는깔끔하고 근사한 디저트 카페였다. 하지만 Nguyen Dinh Chieu 거리는 1군과 3군사이에 있는 길로, 카페보다는 부티크 패션샵들이나 웨딩드레스 대여점들이 있는 거리로 알려진 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60년 전통의 오래된 째 전문점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
Hien Khanh 에 도착하니 시간을 거슬러 돌아간 것같은 기분이 들었다. 현대적인 것과 동떨어진 가구들이 놓여있고 사람들은 식사중에 휴대폰을 보는 대신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식당 앞의 빨강, 파랑, 오렌지의 역동적인 표지를 본 것만으로도 이미 좋은 대접을 받은 기분이었다.
식당에는 파란 식탁과 무난한 철제 의자들이 있으며 30여 명의 손님을 받기 충분해보였다. 자리에 앉으면 북쪽 베트남의 전통 결혼식에서나 맛볼 수 있는 간단한 음식이 나온다. 초록색의 끈적한 쌀음식 (bánh cốm), 녹두로 만든 케이크 (bánh đậu xanh), 녹두 찰편 (bánh phu thê) 등이다. 놀랍지 않겠지만 이곳에서는 약혼식이나 결혼식 음식을 주문 받기도 한다.
식당 주인인 Nguyen Thi Nguyet Minh의 말에 따르면 이 식당은 1959년부터 음식을 제공했다고 한다. 식당은 Minh의 아버지 Nguyen Quy Quyen과 그의 친한 친구 Tran Nghe가 동업으로 시작했다. 예전에는 1군에 사는 지식인들이 매우 선호하던 식당 이었으며 Da Kao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하지만 찾아오는 손님을 감당하기에는 너무 작아 Phan Dinh Phung 거리로 옮긴 것이 지금의 식당이다.
창업자 두 명은 모두 언어의 예술가였으며 새로운 상점의 벽면을 본인들이 직접 쓴 시로 장식했다. 그들이 아름답게 쓴 시는 오늘날까지도 Hien Khan의 벽에 걸려있고, 이는 사이공의 문학도가 이곳을 찾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요즘 유행하는 복고풍의 장식들과 Hien Khanh의 장식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단순함 때문이다. 다른 곳에서 새로운 것을 가져와 장식하기보다는 이미 있던 것을 보존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이곳을 포함한 대부분의 째 전문점들의 음식은 크게 3가지다. 아가로 만든 젤리(Thạch), 야자와 재스민 꽃으로 만들어낸 단 시럽, 그리고 갈아낸 얼음과 함께 갖가지 토핑들이 그것이다. 처음 찾은 사람이 가장 쉽게 맛볼 수 있는 방법은 유리 너머로 보이는 재료 중 맛있어 보이는 것을 넣어달라고 하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모든 토핑이 조금씩 섞인 2만 2천 동짜리 thập cẩm이다. 토핑은 은행나무 씨앗부터 연꽃 씨앗, 그리고 남방개까지 다양하게 들어간다.
Hien Khanh이 특별한 다른 이유는 바로 균형을 잘 맞춘다는 것이다. 향기로운 시럽에서부터, 토핑과 젤리의 조화까지 단맛을 불러일으키면서도 동시에 갈증을 풀어줄 수 있는 균형을 완벽하게 이루고 있다.
Hien Khanh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디저트를 제공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베트남의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 깨달은 점은 음식을 먹는 분위기와 이야깃거리들이 요리 이상으로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곳은 그런 나의 생각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게 해주었다.
맛: 5/5
가격: 5/5
분위기: 5/5
친절함: 4/5
위치: 4/5
Thạch Chè Hiển Khánh
718 Nguyen Dinh Chieu, D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