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사회 » 환경 » 오줌에서 팝콘 냄새가 나는 동물, 꺼이믁(Cầy Mực)

여러분이 신기해할 만한 이야기부터 해 보겠습니다. 여러분이 베트남의 정글을 거닐다가 갑자기 순간 이동한 것처럼 영화관에 들어온 냄새가 난다면, 또 하나의 진부한 마블 영화를 기대하지는 마세요. 대신 나무 위 ‘꺼이믁’(cầy mực, binturong, 빈투롱)을 찾아보세요.

이 동물의 오줌에서는 버터 팝콘 냄새가 납니다.

실제로 꺼이믁의 오줌은 버터 팝콘과 똑같은 냄새가 납니다. 이는 2-아세틸-1-피롤린(2-acetyl-1-pyrroline)이라는 화학 성분 때문인데, 이 성분은 옥수수 속 당과 아미노산이 고온에 노출되었을 때 생성되는 화합물과 동일합니다. 꺼이믁은 쪼그리고 앉아 오줌을 누는데, 이때 그들의 북슬북슬한 다리와 꼬리가 오줌에 흠뻑 젖습니다. 그 결과, 숲 속에 자신의 냄새를 남기며 영역을 표시하고 이를 통해 다른 꺼이믁과 소통합니다. “여기서 당장 꺼져”라는 뜻일 수도 있고, “짝짓기할 준비가 되었어”라는 뜻일 수도 있습니다.

Photo via Zoo Chat.

재미있는 사실

과학자들은 꺼이믁이 어떻게 이 냄새를 만들어내는지 아직 알지 못합니다. 이 동물의 몸은 해당 화학 반응에 필요한 고온을 만들어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관련 연구를 주도한 듀크대학교의 진화인류학 교수 Christine Drea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떻게 이 동물은 요리를 하지 않고도 요리 냄새를 낼 수 있는 걸까요?”

사람들은 모두 꼬리를 갖고 싶다고 합니다. 이 말의 정확한 의미는 ‘물건을 잡을 수 있는 꼬리’를 갖고 싶다는 뜻이겠지요. 물건을 잡거나 가로등에 매달리거나 머리를 후려칠 수 없다면 꼬리가 가지고 싶을 이유가 없습니다. 그저 늘어뜨리고 다닐 테면 꼬리를 내놓을 구멍이 있는 바지를 따로 제작해서 입어야 할 가치조차 없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육식하는 동물에게 자연은 좀처럼 물건을 잡을 수 있는 꼬리를 허락하지 않습니다. 그런 특혜를 받은 것은 오직 두 동물뿐입니다: 킨카주(kinkajou)와 꺼이믁입니다.

꺼이믁은 빈둥대고 어설픕니다.

물건을 잡을 수 있는 강하고 유연한 꼬리가 있다고 해서, 꺼이믁이 긴팔원숭이처럼 나뭇가지를 폴짝폴짝 뛰어다니며 현란한 사냥을 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안 됩니다. 사실 꺼이믁은 나무 사이를 이동하려고 반드시 땅으로 내려와 몇 걸음 걷고 다른 나무로 다시 올라가야 합니다. 꺼이믁은 빈둥대고 어설픈 동물이라 새, 도마뱀, 설치류 같은 먹잇감을 자주 놓치며, 대신 바나나, 망고, 벌레 같은 먹이를 먹고 살아갑니다.

포식한 후에는 몸무게 17킬로그램에 달하는 몸을 나뭇가지로 끌고 올라가, 꼬리를 감고 몸을 길게 늘여 낮잠을 잡니다. 마치 문장 중간에 잘못 찍힌 쉼표처럼, 문장을 끝내기 조차 힘들어 보입니다. 누구나 기운도 의욕도 없는 날에는 한낮의 꺼이믁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영어로 흔히 '베어캣(bearcat)'이라 불리는 꺼이믁은 사향고양잇과 중 가장 큰 종으로. 20cm에 달하는 수염, 골골거리는 습성, 혀로 스스로를 그루밍하는 버릇이 있지만 고양이는 아닙니다. 앞으로 기울어진 주둥이, 발톱 달린 발, 평평하게 걷는 걸음걸이를 지녔지만 곰도 아닙니다. 그리고, 커피콩을 먹고 배설해 관광객용 선물을 만드는 사촌 뻘 팜시벳(사향고양이)이 족제비라 불린다고 해서 족제비도 아닙니다. 꺼이믁은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전역의 다양한 사향고양이 및 제넷(genet)과 함께 사향삵과(Viverridae)에 속합니다.

이처럼 팝콘 냄새의 오줌, 독특한 꼬리, 낮잠과 게으름으로 인간의 공감을 사는 동물인데도, 꺼이믁은 그리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동남아 전역의 스포츠 팀 마스코트가 되었을 법도 하고, 헐리우드 애니메이션에서 사이드킥 역할을 맡았을 법도 하며, 심지어 SUV 브랜드 이름으로 쓰였어도 이상하지 않을 존재임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동물을 알지 못합니다. 꺼이믁은 “거의 유명한” 동물의 부류로 밀려나 있습니다. 귀엽지도, 카리스마 넘치지도, 사납지도 않고, 불법 야생동물 거래에서 고기나 애완동물, 혹은 전통 한약재로서도 큰 가치가 없습니다.

인간이 꺼이믁에게는 별 관심이 없을지 모르지만, ‘Ficus altissima (벵갈 고무나무)’에는 다릅니다.

Photo via Naturalista.

인간이 꺼이믁에게는 별 관심이 없을지 모르지만, ‘Ficus altissima (벵갈 고무나무)’에는 다릅니다. 꺼이믁은 이 식물의 씨앗을 배설을 통해 퍼뜨릴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일 수 있습니다. 이들의 위 속에는 씨앗의 단단한 외피를 분해할 수 있는 특별한 효소가 있어, 씨앗이 싹을 틔우도록 도와줍니다.

경제적 가치가 미미함에도, 꺼이믁은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 목록에서 취약(Vulnerable) 등급으로 지정된 이 동물은, 지난 18년간 개체 수가 30% 감소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주요 원인은 산림 벌채와 농지 확장에 따른 서식지 파괴, 무차별적인 동물 포획입니다.

설상가상으로, 대부분의 국제적인 야생동물 보호 단체들조차 랑구르나 천산갑 같은 유명한 동물에만 집중하느라 꺼이믁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꺼이믁에 충분한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진행할 과학자들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꺼이믁이 사라진다면, 벵갈 고무나무도 함께 사라질 수 있습니다. 시작은 꺼이믁이고, 그 다음은 벵갈 고무나무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이 무엇이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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