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통, 나뭇가지, 광고 스탠드와 방수포, 쓰고 남은 크리스마스 장식, 부엌에서 들고 나온 냄비나 팬, 국자, 그 밖의 다른 조리 도구들, 그리고 길거리 상인의 bánh khọt(반컷)틀까지 — 볼트로 고정되지 않은 모든 것들이 어젯밤 사이공 거리를 가득 메운 Đi Bão(디바오, 길거리응원)의 물결에 동원되었습니다.
어젯밤 태국을 상대로 한 아세안컵(AEAN Cup) 결승전이 열렸습니다. 치열한 경기에서 베트남의 승리를 알리는 마지막 휘슬이 울렸을 때, 우리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빗방울로 시작해 천둥으로 이어지는 폭풍우처럼, 플라스틱 나팔 소리를 시작으로 금속을 두드리는 소리와 엔진 소리가 뒤따랐습니다.
Photo by Paul Christiansen.
제가 경기를 관람한 Phạm Ngũ Lão Ward의 식당에서 Phú Nhuận에 있는 아파트로 Grab을 타고 가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설령 차량 호출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그것은 현대 베트남 문화의 가장 영광스러운 요소 중 하나인 Đi Bão(디바오, 길거리응원)를 놓친다는 걸 의미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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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s by Paul Christiansen.
이 도시 안에서 깃발을 흔들며 오토바이 위에서 환호하던 수천 명 중에, 진정한 축구 열성 팬은 얼마나 될까요. 코너킥 배열로 공이 박스 안에서 나가지 않도록 하는 전략이나 윙을 활용한 공수 전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었을 것입니다. 어젯밤은 축구에 관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집단적 승리로 이해되는 베트남을 축하하는 데 관한 것이었습니다.
이 날은 교묘히 몸을 숨긴 이웃이 최근에 급격히 오른 교통범칙금을 노리고 몰래 신고할까 하는 걱정으로 시작해, 집단적 환희를 위해 상상 가능한 모든 규칙을 위반하는 오토바이들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운전자들은 도로 분리대를 넘어 끝없는 하이파이브를 나눴고, 빨간불은 사람들이 오토바이에서 내려 떼지어 즉흥적 응원 구호를 외칠 기회가 되었습니다. 셔츠를 벗어 들고, 장난스럽게 낙서한 판지 표지판을 들어 올렸습니다.
The crowds after Vietnam’s Quarter-Final Victory Against Syria in the 2018 Asia Games. Photo by Sebastia Galbany
문화는 점점 더 그 실제의 의미를 잃어가는 듯 보입니다. 세계화된 세상에서 그 의미를 더 들여다 보면 볼수록 그저 관광상품을 홍보하기 위해서나 아니면 학자들의 밥벌이를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때때로 저는 문화가 단순히 멸치 내장을 제거한 후 발효시키느냐 아니냐의 차이에 불과한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결국, 태국의 피시소스와 베트남의 피시소스 차이는 종종 발효를 얼마나 시키느냐에 따라 달라질 뿐인 것 같습니다. 그러다 어젯밤처럼 베트남이 국가적 사랑과 자부심, 그리고 동료애를 폭발적으로 표현하는 밤이 찾아옵니다. 그러면 이런 감정은 분명 다른 곳에서도 존재하지만, 어떤 나라도 베트남만큼 독특한 시각, 소리, 냄새, 그리고 느낌으로 그것을 표현하지는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러니 여러분이 축구 팬이 아니더라도, 베트남 문화를 이해하고 싶다면 국제 축구 대회 일정에 맞춰 여행 계획을 세우고 또 운이 따르기를 바랍니다.
[상단 이미지: 2018년 아시안게임에서 베트남이 시리아를 상대로 8강전 승리를 거둔 후. 사진 제공: Sebastia Galba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