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복권에 당첨될 것이라 생각해서 복권을 사는 것이 아니고, 당첨될 것을 상상하기 위해 복권을 산다고 합니다.
아마도 최근에 박리에우 공자(Công tử Bạc Liêu)라는 영화를 봤기 때문에 이런 생각이 들었을지도 모릅니다. 이 영화는 흥미로운 실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결국 화려한 의상 디자인으로 부자를 수치심도 없이 우상화하는 것으로 정리가 됩니다. 어쨌든 그 영화를 보고 난 후로 돈에 대해 자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돈이 더 많다면 무엇을 할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사이공 거리를 걸으며 과일 행상인부터 자동차 대리점, 방을 구한다는 손글씨 표지판부터 반짝이는 빌보드 광고까지,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사고파는 풍경 속에서 복권에 당첨된다면 무엇을 할지 상상하게 됩니다. 이 도시에서 흔히 보이는 길거리 복권 행상인이나 작은 가게에서 판매하는 복권의 최고 당첨금은 세금을 제하고 약 18억 동(미화 약 8만 달러)입니다. 엄청난 금액은 아니지만,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엔 충분합니다.
쇼피(Shopee)에서 파는 자잘한 물건들은 인간의 조건에 대한 고통스러운 임시 처방일 뿐입니다. 상점이나 부티크에서 판매하는 더 고급스러운 물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제 고양이 미미에게 그녀가 좋아하는 습식사료를 사줄 테지만, 저 자신은 하오하오(Hảo Hảo, 베트남 라면)로도 충분합니다. 가장 책임감 있는 선택인 저축을 제외하면, 그 돈으로 무엇을 할지 생각해 봅니다.
박리에우 공자(Công tử Bạc Liêu)는 태어날 때부터 부유했는데, 이는 단순히 유전적 복권에 당첨된 것과 같습니다. 그의 아버지가 친척들과 지역 주민들의 도박 중독을 이용해 그 부를 축적했다는 점에서 좀 더 아이러니 하고요. 전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에서 박리에우 공자(Công tử Bạc Liêu)는 돈을 태워 째(Chè, 베트남식 디저트)를 만들거나 호화로운 격투 시합을 여는 등 부를 과시하는 행사를 벌입니다. 이는 단지 자신의 이미지를 과시하려는 이기적인 행동이지만, 그는 "박리에우 공자(Công tử Bạc Liêu)가 가는 곳에는 언제나 즐거움이 있다"는 말로 이를 정당화합니다.
사이공에서 사람들에게 가장 큰 즐거움을 주는 곳은 동물원이라고 생각하지만, 안타깝게도 동물원은 846억 동의 세금을 내지 못하고 있고, 제가 이 금액을 갚는 데 보탬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벤륵-롱탄 고속도로(Bến Lức - Long Thành Expressway)나 홍수를 방지하는 시스템처럼 사람들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절실한 프로젝트들도 역부족이기는 마찬가지 입니다. 오히려 그 돈을 작은 자선 단체 - Blue Dragon, Save Vietnam’s Wildlife, Wisdom House project, Sách hóa nông thôn project – 들에 기부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복권 당첨금을 그 복권을 나에게 팔았던 거리의 행상인에게 그냥 주는 것이 가장 좋은 사용법일지도 모릅니다. 분명 저보다는 그 돈이 더 필요한 사람들일 것입니다. 이런 일을 하는 나 자신을 상상하는 것은 기분 좋은 일입니다. 영화처럼 상상은 우리를 환상의 모습으로 빠져들게 해줍니다. 설령 그렇게 될까 하고 의심하더라도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