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는 집에 võng(벙, 해먹, 그물침대)을 하나쯤 갖추어야 한다.
나는 논란거리가 되는 주장을 많이 하는 편이다. 예를 들어 모든 음식은 차갑게 먹어야 더 맛있다든지, 현금이 디지털 결제보다 낫다든지, 영화에는 절대 후속작이 나오지 말아야 한다든지, 사이공의 제일 멋진 장소는 동물원이라는 것 등이다. 대부분의 경우 나는 반대 의견을 받아드릴 수 있지만, 이 võng(벙, 해먹, 그물침대)에 대한 내 주장만큼은 굽힐 수가 없다. Võng(벙, 해먹, 그물침대)은 우리가 살 수 있는 가정집에 필수템이며, 모든 집에 하나씩은 꼭 있어야 한다.
Võng은 영어로 hammock(해먹)이라고 하는데, 이는 스페인어 hamaca에서 유래했으며, 원래는 타이노 아라와칸(Taíno Arawakan) 언어에서 비롯되었다. 유럽인이 남미와 중앙아메리카에 처음 왔을 때, 현지에서 널리 사용되던 해먹을 접하게 되었고, 이후 수 세기 동안 좁은 공간에서 파도에 견디며 지내야 하는 선원들에게 사랑 받는 침구가 되었다. 심지어 최초로 달에 발을 디딘 우주비행사들도 탐사 사이사이에 착륙 모듈 안에서 해먹에 누워 휴식을 취했다. 그러나 해먹은 중세 유럽에서 '거는 침대'라는 모호한 묘사와 오래된 중세 예술 작품에서 볼 수 있는 것으로 보아 유럽내에서도 수 세기 전부터 독립적으로 발전했을 가능성이 크다.
베트남에서 võng의 기원은 확실하지 않지만 최소한 13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는 엄격한 계급사회였기 때문에, 왕과 귀족들은 가마(võng의 튼튼한 버전)에 타고 하인들이 멘 채로 이동했고, 하위 관리들은 노동과 수치스러운 걸음을 피하기 위해 보다 소박한 형태의 võng을 사용했다.
민요에서 võng은 시골의 평화로운 풍경 속에서 아기를 재우는 맥락에서 언급되기도 하지만, 전쟁과도 연관이 있다. 응우옌 후에(Nguyễn Huệ)와 떠이선(Tây Sơn)왕조 반란군이 원정길에서 북부의 짜인(Trịnh) 군주들을 공격할 때, 세 명씩 무리 지어 여행하며 중간에 멈추지 않고 두 명이 달리면서 한 명이 võng에 누워 쉬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그러나 오늘날 võng은 대개 구식이고 촌스런 생활방식 및 농촌의 빈곤과 관련이 있다. 사실 대도시의 광택이나 화려함이 없는 도시 외곽을 잇는 먼지투성이 도로 옆에 있는 카페들에 võng이 줄지어 걸려 있는 광경을 볼 수 있다. 만약에 여러분이 도시 안에서 võng을 발견하게 된다면, 아마 이모나 할아버지, 또는 건설 현장에서 혹독한 더위를 피하려고 võng을 설치한 노동자가 사용하고 있을 것이다. 트렌디한 카페나 바, 고급 회사 휴게실에서는 võng을 찾기가 매우 힘들다.
잠시 동안 나는 사이공이어 사무실에 võng을 설치했었는데, 회사 동료들이 달가워하지 않았다. 그래서 võng을 집으로 옮겼을 때도 친구들은 비슷한 반응을 보이며, 이건 실내보다는 야외에 있어야 한다고 비웃었다. 친구들은 40살에 가까운 남자가 거실에 그런 가구를 두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왜 그래야 할까?
순수한 편안함 면에서 해먹을 따라올 것은 거의 없다. 중력과 세심한 균형을 이룬 천으로 무게가 고르게 분산되어서 물 밖에서 찾을 수 있는 가장 근접한 부유감을 느낄 수 있다. 연구가 완벽히 이루어진 것은 아니지만, 특정 해먹과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허리 상태나 수면의 질이 개선될 수도 있다. 또한 가격도 저렴하고 튼튼하며 접을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장소에서도 사용하기 편리하다. 해먹에 누워있으면 강력한 봉건 관료나 용맹한 떠이선(Tây Sơn) 군사, 또는 심지어 우주비행사가 된 것처럼 상상할 수 있다. 나는 삼각주 지대를 친구들과 돌아다니다가 쓴 커피를 마시며 한가롭게 대화를 나누던 추억을 떠올리며 하루를 보내는 것을 좋아한다. 멋지지 않은가? 게다가 누가 멋지다고 생각하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Võng은 겉보기보다는 편안함을 중시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