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주인공은 차에 적신 마들렌 조각을 맛보며 그가 깊이 묻어두었던 그의 어린 시절로 소환됩니다. 이러한 비자발적 경험은 흔히 "프루스트 효과"라고 불리며, 후각과 미각을 통해 무작위로 되살아나는 기억의 조각들을 의미합니다. 다른 감각은 이런 효과를 내지 못하죠.
저는 믿을 수 없을 만큼이나 자세하게 어린 시절을 기억하고 있는 친구들을 부러워하곤 합니다. 여섯 살 이전에 있었던 일들에 대한 제 기억은 희미해서 마치 그 시절이 실제가 아닌 상상의 이야기는 아니었나 싶을 때가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제 어린 시절에 대해 아주 잘 기억하고 또 친구들한테 알려줄 만큼 자신 있는 한 가지는 제 아버지의 고향인 띠엔장(Tiền Giang)에서 먹었는 땅콩을 올린 사탕수수 주스입니다. 저는 그 맛을 제 어린 시절의 그 어떤 것보다도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습니다.
사탕수수는 오랫동안 베트남 설탕 산업의 주요 현금성 작물로, 버릴 것 하나 없이 활용할 수 있어 이윤을 남기기에 좋았습니다. 1870년대에 프랑스인들이 최초의 설탕 공장을 설립한 이후로, 현지에서 재배된 사탕수수는 원재료로 사용되었습니다. 띠엔장(Tiền Giang)에서 수세기 동안 사탕수수는 농부들의 든든한 동반자였습니다. 농산물로써만이 아니라, 사탕수수는 껍질을 벗겨 적당한 크기로 자르면 한 숨 돌릴 때 먹기 좋은 간식거리가 되었고, 주스를 짜고 남은 펄프는 연료나 종이 제조 원료로 재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사탕수수 주스는 베트남 역사상 가장 상징적인 갈증 해소 음료입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의 제 기억엔 띠엔장(Tiền Giang)에서의 추억이 많습니다. 뒤뜰에서 울리는 매미 소리로 가득했던 여름, 매일 저녁마다 저를 두렵게 했던 연못 화장실, 할아버지의 매화나무 옆에서 서성거리던 수줍은 닭 떼들과 함께였던 시간들입니다. 물론, 그 기억은 미토(Mỹ Tho)의 사탕수수 주스와는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 단순히 구운 땅콩을 올린 주스일 뿐인데도, 띠엔장(Tiền Giang)을 떠올릴 때마다 향수를 불러일으킵니다.
저에게 최고의 사탕수수 주스 한 잔은 반짝이는 노랗고 뿌연 플라스틱 컵에 담겨 있습니다. 맨 위에는 거품 층이 있는데, 이는 ‘느억미아(nước mía, 사탕수수 주스의 베트남어)’ 애호가들이 고품질 주스의 상징이라 여기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진정한 미토(Mỹ Tho) 사탕수수 주스를 완성하는 가장 중요한 특징은 껍질을 벗기지 않은 구운 땅콩 한 줌을 위에 올려 주스에 식감을 더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 별미를 친구들에게 소개할 때마다, 다소 낯선 이 조합에 대한 친구들의 의구심을 잠재우기 위해 종종 버블티와 비교합니다. “펄이 들어간 밀크티 대신, 우리 미토(Mỹ Tho) 사람들은 구운 땅콩을 올린 사탕수수 주스를 마시는 거지.” 이 독특한 토핑이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한 정보는 알기 어렵습니다. 누군가가 실수로 갓 구운 땅콩 한 묶음을 근처에 있던 주스에 떨어뜨렸기 때문일지, 아니면 음료에 약간의 바삭함을 원했기 때문일지, 혹은 단순히 두 가지를 따로 먹는데 필요한 시간을 절약하기 위한 것이었는지 저는 때로 궁금해집니다.
어찌 되었든 이 음료는 미토(Mỹ Tho)의 상징이자, 주민들의 삶에서 중요한 부분이 되었으며, 특히 더운 날씨에 지엥느억(Giếng Nước)에서 휴식을 취하는 동안 빠질 수 없는 것이 되었습니다.
지엥느억(Giếng Nước)은 도시 중심에 위치한 대형 인공 저수지로, 이 땅의 건립부터 함께한 곳입니다. 본래 이는 미망황제(Emperor Minh Mạng)가 딘뜨엉(Định Tường, 당시 미토의 고향) 보호를 위해 명령하여 파낸 약 1km 길이의 해자였습니다. 하노이에 호수 근처의 아이스티가 있다면, 달랏(Đà Lạt)에는 호아빈(Hòa Bình) 극장에서의 뜨거운 두유가 있고, 미토(Mỹ Tho)에는 지엥느억(Giếng Nước)에서 지역 주민들이 더운 저녁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며 즐기는 땅콩 사탕수수 주스가 있습니다.
제 어린 시절을 정의했던 미토(Mỹ Tho) 사탕수수 주스는 땅콩만 올린 것이었지만, 오늘날에는 딸기, 오렌지 또는 파인애플이 들어간 버전도 있습니다. 한 잔의 미토(Mỹ Tho) 사탕수수 주스에는 사탕수수즙의 부드러운 단맛과 더불어 구운 땅콩의 향, 땅콩을 씹을 때의 고소함, 그리고 땅콩 껍질의 약간 떫은 맛이 모두 들어있습니다.
제 어린 시절을 정의했던 미토(Mỹ Tho) 사탕수수 주스는 땅콩만 올린 것이었지만, 오늘날에는 딸기, 오렌지 또는 파인애플이 들어간 버전도 있습니다. 한 잔의 미토(Mỹ Tho) 사탕수수 주스에는 사탕수수즙의 부드러운 단맛과 더불어 구운 땅콩의 향, 땅콩을 씹을 때의 고소함, 그리고 땅콩 껍질의 약간 떫은 맛이 모두 들어있습니다.
여기 사이공에서 제가 발견한 미토(Mỹ Tho) 사탕수수 주스와 가장 가까운 버전은 7구 떤훙(Tân Hưng)의 레반르엉 388(388 Lê Văn Lương)에 있는 길거리 가판대입니다. 아마도 사이공 사람들의 과한 취향을 맞추기 위함인 듯 두리안, 수생밤 젤리, 잭프루트와 같은 다양한 토핑을 준비해두었는데 여기에 구운 땅콩도 있습니다.
사탕수수 주스의 상쾌한 단맛과 시원함, 그리고 그 독특한 땅콩의 고소함은 저를 띠엔장(Tiền Giang)의 여름날로 되돌려줍니다. 마치 차에 적신 마들렌이 마르셀 프루스트의 주인공을 그가 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그의 어린 시절로 데려가는 것처럼요.
[Top image via ZNews]
Nước mía mix Mỹ Tho
388 Lê Văn Lương, Tân Hưng Ward, D7, HCM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