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어깨까지 차 올랐습니다. 거리로 한 발 내디뎠을 때, 물살에 휩쓸려 갑자기 보이지 않는 힘이 나를 끌어당기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 익숙한 느낌은 머릿속에 경고음을 울렸습니다. "조심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여도 물살에 휘말리면 안 돼."
[상단 사진: 홍수 속, Bình(24세)이 자신의 집 앞에서 빗자루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습니다. "빗자루로 벽에 붙어 있는 쓰레기를 치우는 중이었어요." Binh은 호이안의 작은 골목에서 집을 임대해 카페를 열고자 했지만, 이는 코로나19와 홍수로 인해 문을 닫은 상태입니다.]
2년 전, 처음 제가 호이안(Hội An)을 방문했을 때, 제가 본 거의 모든 오래된 집에는 이전 홍수 수위를 표시한 흔적이 있었습니다. 이 홍수는 호이안(Hội An)을 따라 흐르는 투본강(Thu Bồn River)의 범람 때문입니다. 거리로 나와 강물의 물살에 휘청이다 거의 넘어질 뻔하면서 이 기억이 다시 또렷해졌습니다.
호이안(Hội An) 고대 도시는 베트남 중부의 투본(Thu Bồn)강 둑을 따라 형성되었으며, 수백 년 동안 세계 각지의 항로를 연결하는 중심지였습니다. 20세기에는 강이 퇴적으로 인해 얕아지면서 (그리고 다른 여러 요인으로 인해) 다낭(Đà Nẵng)과 같이 더 큰 해양 선박이 접근 가능한 항구가 점차 그 역할을 대체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호이안(Hội An)은 과거의 모습을 거의 그대로 간직할 수 있었고, 199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오늘날 호이안(Hội An)은 당국에서 상류의 댐에서 물이 방류되기 전에 사전 경고알림을 받습니다. 이러한 사전 경고알림과 그에 대한 준비 덕분에 호이안(Hội An)의 홍수는 생활에 불편을 주긴 하지만, 생명에 위협을 주는 경우는 드뭅니다. 주민들은 거리가 잠시 투본강(Thu Bồn River)의 연장이 되는 것에 꽤 익숙해져 있습니다.
2018년 5월 처음 제가 호이안(Hội An)을 방문한 이래 별다른 홍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다 지난달 5일 동안의 폭우 후에, 저는 구시가지를 방문해 사람들이 홍수를 어떻게 대처하는지 직접 알아 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처음 만난 사람은 집의 다락방 문, 즉 홍수 대피용 출구로 서 있던 Sa 였습니다.
구시가지에는 진흙빛 물에 비친 황토색 벽, 들판과 산에서 흘러내려온 퇴적으로 갈색을 띤 물, 그리고 오토바이의 굉음과 경적 소리를 대체한 보트와 간간이 보이는 패들보드가 일종의 아름다움 느낌을 자아냈습니다.
오후가 되자 목까지 차 올랐던 거리의 물은 허리 높이 정도로 빠져서 이동이 더 쉽고 안전해졌습니다.
가장 흥미롭고 보람 있었던 순간은 이틀 뒤였습니다. 청소부들이 거리의 진흙을 긁어내고 있을 때, 나와 동료인 Trinh은 홍수 때 만났던 사람들에게 사진을 주고 이야기도 듣고자 호이안(Hội An)을 돌아다녔습니다.
제가 들은 이야기들을 통해 저는 홍수에 대해서뿐 아니라, 현지인들이 이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그리고 호이안(Hội An)에 사는 사람들의 일상은 어떠한지 그 세세한 부분까지 배우게 되었습니다. Tuân이 집 2층 창문을 통해 개들을 다시 데려오고 있던 이유나 그의 개들의 이름, 그리고 그 이름들에 담긴 의미, 또는 Sa의 다락방에 왜 이상한 문이 있는지, Binh은 왜 물에 잠긴 거리 한가운데서 빗자루를 들고 있었는지 와 그가 호이안에 사는 이유, 그리고 홍수와 같이 살아가는 방법 같은 이야기들 말입니다.
이 작은 이야기들은 제가 호이안(Hội An)을 더 깊이 이해하도록 해주었으며, 사람들 사진에 더 개인적이고 의미 있는 감정을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이 글은 2020년에 처음 작성되었습니다.